경제 · 금융

[부대비용 천정부지] 수출 채산성악화 비상

최근들어 보관료·은행수수료·해상운임 등 각종 수출 부대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가뜩이나 위축된 수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지난 3월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 등 4개사가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항공화물 보관료가 무려 3배 이상 일제히 오른 데 이어 이달부터는 미주항로 해상운임도 47% 이상 급등했다. 이어 오는 6월부터는 성수기 부대요금이 추가로 부과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은 최근 수출입 관련 수수료를 무더기로 신설하거나 큰 폭으로 인상해 수출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수출업계는 최근 원화환율이 하락해 수출채산성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수출 부대비용마저 급등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5일 산업자원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대표적 수출 부대비용인 제품보관·운임료와 은행수수료가 줄줄이 인상되거나 신설돼 수출길을 가로막고 있다. 대한항공KE 등 보세장치장 업체들은 지난 3월 24시간 이내에 통관하는 화물에 부과하는 THC요율을 일제히 300%씩 인상했다. 24시간 이내에 통관하는 화물은 전체 수입화물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수출업계는 막대한 부담을 지게 됐다. 연간 6,000만원을 보관료로 지불하고 있던 S전자의 경우 요금인상 후 1억5,000만원으로 화물을 하루씩 보관하는 데만도 9,000만원의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해상운임도 크게 올라 수출업계를 괴롭히고 있다. 올들어 유럽항로 운임은 톤당 700달러가 오른 상태이며 미주항로 운임은 이달부터 톤당 900달러가 인상됐다. 북미항로의 이달 운임료는 지난달보다 47.3% 오른 것이며 지난 97년말에 비해 115.4%가 인상된 수준이다. 은행들은 적자경영을 이유로 내국신용장 개설수수료 등 기존의 수수료를 인상하고 그동안 무료로 처리하던 구매승인서 발급을 유료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일·한빛 등 일부 은행들은 최근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달부터 외환은행이 수출입 관련 수수료를 전격 인상했다. 이런 움직임은 전체 은행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현재 일부 은행들은 무료로 발급하던 구매승인서 및 수출입실적 발급수수료 등을 건당 1,000원에 최고 5만원까지로 유료화해 받고 있다. 내국신용장 개설수수료는 건당 4,000원에서 8,000원으로 올린 상황이다. 산자부는 은행들의 수출입 관련 수수료가 평균 10% 인상될 경우 연간 1,00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미국에 철강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반월공단 N사의 L사장은 『환율하락으로 채산성이 낮아지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수출 부대비용까지 줄줄이 올라 마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수출을 포기해야 할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최근의 수출 부대비용 급등현상으로 특히 중소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적자경영을 호소하는 은행·선주들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동석 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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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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