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등 소재업종 관심을최근 달러화 약세를 계기로 국제 상품가격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상품시장에 거래되는 주요 종목의 시세를 지수로 만든 CRB 국제상품가격지수는 지난 해 연말 191.9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210포인트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물론 달러약세 한 요인 만으로 국제상품 가격의 상승을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과거 30여년 동안의 경험을 되짚어 보더라도 달러화의 약세는 국제상품가격의 상승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달러약세=국제상품가격 상승'의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러약세가 상품가격의 상승을 유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이면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달러화 약세로 인해 원유ㆍ비철금속 등의 상품이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달러화는 단순한 한 국가의 통화가 아니라 기축통화로서 모든 거래의 기본이 되는 가장 중요한 안전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안전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은 곧 금과 같은 새로운 대체재를 부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지난 70년대 초반의 1차 석유위기는 '닉슨 쇼크'로 빚어진 달러화 약세 시기와 정확히 일치하며, 80년대 초의 상품가격 폭등 역시 달러 약세의 국면과 겹치는 것은 발견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달러화 약세로 인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원자재 수입국가의 내수경기 부양책이 국제 상품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의 약세로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국가는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이겠지만 이들 국가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수경기 부양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에너지 및 원자재 수입국가여서 자연스럽게 주요 상품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달러약세ㆍ국제상품가격 상승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모든 경제현상에는 양면이 존재하기 마련이며, 달러약세ㆍ상품가격상승 역시 한국경제에 2단계에 걸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첫번째 단계는 국제상품가격 상승의 초기국면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국가들은 최대의 수혜국가로 부상하며 호시절을 누리게 된다.
그 이유는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는 최종 소비재보다는 중간재의 수출비중이 높은데 국제 상품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주력 수출제품의 단가가 상승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품시장 회복의 초기 국면에서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는 호경기를 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국제 상품시장의 호황이 전성기에 접어들면 원가 측면에서의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부각된다. 가장 중요한 원자재인 국제 원유가격의 상승은 경상수지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수입물가의 상승을 초래해 달러화 약세의 긍정적인 영향을 소멸시키기 마련이다.
이렇듯 달러약세 국제상품가격 상승이라는 변화 속에서 주식시장의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소재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국제 상품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달러약세의 악영향이 상쇄될 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수출비중이 낮기 때문에 원화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