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대인 수백명 독살한 나치전범 스페인에 생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오스트리아 유대인 포로수용소에서 유대인 수백 명을 독살한 나치 전범이 스페인에서 생존해 있음이 드러났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도 이날 악명 높은 '죽음의 의사' 아리베르트 하임(91)이 스페인에 있다고 전했다. 하레츠는 하임이 곧 스페인 경찰에 체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임은 2차대전당시 독일 부켄발트와 오스트리아 마우타우젠 유대인 포로 집단수용소에서 수백 명에게 독극물을 주입, 살해한 혐의로 지난 1962년 독일정부에 의해 기소됐으나 그동안 행방이 모연했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유대인 인권단체이자 나치 전범 추적기관인 사이먼위센탈센터의 스티븐 크렘 대변인은 하레츠와 인터뷰에서 하임이 아직 살아있다는증거를 포착했다고 말하고 그는 종전 후 독일과 아르헨티나, 덴마크, 브라질, 스페인 등지에서 나치 전범 사냥꾼의 추적을 피해 왔다고 설명했다. 크렘 대변인은 하임이 베를린의 한 은행에 2백만 달러 이상의 예금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스트리아 태생인 하임은 1941년 10월 8일부터 11월 29일까지 7주간 마우타우젠 수용소 의사로 일하며 숱한 만행을 저질렀다. 생존자들은 그가 수감자들의 심장에 치명적 약물을 넣고 가장 효율적으로 죽이기 위해 사망에 이르는 시간을 스톱워치로 재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하임은 마취제도 쓰지않은 외과수술은 물론 치사량의 독가스와 약물 등을 주입해 유대인들의 죽음 과정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용소 지휘관의 개인 아파트 시트 커버를 만들기 위해 문신이 새겨 진 수감자의 살을 떠내기도 했으며 두개골을 전시하기 위해 머리를 잘라내기도 했다. 하임은 그러나 종전 무렵 군의관으로 일해 만행이 드러나지 않았으며 1962년 독일 검찰이 그를 체포하려 했으나 이미 사라진 뒤였고 그 후 종적을 감췄다. 이후 남미와 이집트, 스페인, 독일에서 그를 봤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수사관들은 최근까지 그가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스페인 조사관들은 하임의 한 친척이 지난 5년간 스페인에 거주하는 한 친지에게 36만3천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중 일부가 그에게 전달됐을 것으로추정하고 있다. 슈피겔은 독일 정부가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스페인을 하임의 은둔 가능 지역으로 의심해 왔으며 특히 최근 지중해 연안의 데니아 인근에 살았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정부는 그동안 15만9천달러의 현상금을 걸었으며 사이먼 위센탈센터도 그의체포에 1만2천200 달러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사이먼 위센탈 센터는 올해 초 오스트리아 정부에 하임이 지난 1940년 빈 대학 의과대에서 취득한 의사 자격증 박탈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하임이 의대 졸업후 수련의 등 훈련 과정을 마치지 않았음을이유로 국내 의료행위를 금지시켰었다. 하임의 생존을 시사하는 내용의 보도는 지난 8월30일 영국의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을 통해서도 전해진 바 있다. 인디펜던트는 하임 박사가 살아있음을 시사하는 은행 문건이 발견돼 독일 검찰이 추적에 나섰다고 당시 보도했다. 신문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검찰과 빈 사이먼 위센탈센터가 지난 8월 29일 베를린에 있는 하임의 은행계좌에 접근했으며 계좌에는약 100만 유로의 자산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이 기관들은 하임의 세 자녀들이 계좌에 들어있던 돈을 요구하지 않았던 것이아직 하임이 살아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은 또 2001년 독일 세무당국에 외국 거주를 이유로 자신에게 부과된 금융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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