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6월 3일] 민간 주도의 교육개혁을

미국에는 ‘미국을 위한 교육(Teach for America)’이라는 비영리재단이 있다. 최고의 명문대학 졸업생들을 예비교사로 키워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2년간 투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다. 낙후된 교육이 국가경쟁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인식 아래 출발한 이 재단은 전국적인 모금활동에 힘입어 지난 2005년에 4,000만달러이던 예산이 올해는 1억1,000만달러로 늘어났다. 미국인과 기업들 사이에 이 재단에 대한 기부가 ‘가장 보람차고 미래지향적인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에 올해 등록한 학생들이 1만8,000명에 달한다. 이 재단이 없었더라면 교직을 외면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명문대 학생들이 대거 재단의 지원을 받은 뒤 2년간 미국에서 가장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교단에 설 예정이다. ‘미국을 위한 교육’의 이 같은 성과는 우리에게 해묵은 과제인 교육 개혁에 새로운 해법을 제공하는 단초로 주목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이 같은 사례를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우선 재단이 만들어지면 미국의 사례처럼 우수한 대학생들을 선발해 차세대 스타 교사 육성프로그램(가칭)의 장학생을 모집한다. 학자금 혜택을 받고 졸업한 이들이 교원 자격을 취득하면 이들이 가급적 교육여건이 열악한 곳에서 근무하도록 장려하되 학교에서 지급하는 보수 이외에 재단에서 인센티브를 보장한다. 아울러 대상자가 졸업을 한 뒤 교단에 서는 대신 기업에 취업을 할 경우 지급한 장학금을 회수하고 교육공무원 등이 학교가 아닌 재단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재단에 출연ㆍ기부하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지원장치도 준비해둬야 한다. 이 같은 스타 교사 육성프로그램이 도입되면 우선 우수한 젊은이들이 교육 현장에 헌신함으로써 ‘공교육’의 질이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과학ㆍ수학 등 기초학문의 교육이 향상되고 열악한 지역에 스타 교원들이 우선적으로 배치돼 사교육과 지역적 불균형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경험이다. 보수가 적기 때문에 교직을 기피하는 사례도 방지할 수 있고 재단 창설을 주도한 대기업들의 이미지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요컨대 교육계에 창의적인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다르다. ‘미국을 위한 교육’을 우리가 그대로 도입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바뀔 때마다 추진됐던 정부 주도의 교육 개혁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고 마침 재벌들의 환골탈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럴 때야말로 민간 주도의 교육 개혁, 교단에서 출발하는 교육 개혁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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