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직장인, 원두커피 향에 흠뻑 빠진 여대생, 닌텐도를 끼고 사는 초등학생…. 2010년 대한민국의 일상적 풍경이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소비재 수입이 크게 위축됐지만 오히려 수입이 증가한 제품들도 많다. 웰빙ㆍ가치중시ㆍ유행이라는 시대의 조류를 읽어낸 상품들이 경기와 무관하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5일 관세청이 '지난해 불황을 잊은 10대 수입 소비상품'을 뽑았다. 스마트폰과 커피원두, 고급 생수, 담배, 사케(일본 청주), 비디오게임기, 중소형 디젤승용차, 화장품, 악기, 고급 시계 등이다. 지난해 소비재 수입액이 전년보다 25.8% 감소했고 수입량도 9.5% 줄었지만 이들 제품의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 휴대폰의 경우 지난해 수입량은 67만3,066대로 전년 대비 27% 줄었지만 수입액은 1억3,704만달러로 전년보다 149% 증가했다. 애플사의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지난해 말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비디오게임기 수입도 크게 늘었다. 닌텐도 위(Wii),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게임기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인기를 끌면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요층이 넓어졌다. 커피원두 수입액은 4,221만달러로 전년보다 14% 증가했고 외국 고급생수도 660만달러어치가 수입돼 지난 2008년보다 15% 증가했다.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사케 수입은 전년 대비 56.3% 늘었다. 모두 웰빙 바람을 타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늘어난 제품들이다. 이 밖에 고가의 이미지로 외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ㆍ향수, 악기, 고급 시계, 담배 등의 수입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저변확대로 중소형 디젤승용차 수입액도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