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모기지론에 거는 기대

지난해 말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의 국회 통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의미의 모기지론(mortgage loan)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대출 원리금을 10년 이상 긴 기간 동안 균등상환할 수 있다. 자기 집 마련을 바라는 서민들에게 오래간만에 들리는 희소식이다. 물론 모기지론 도입 이후 주택가격의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투기적인 주택수요를 축소시켜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기지론 도입은 주택시장뿐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기관투자가에 유용한 투자처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채권시장에서 5년 이상의 만기를 가진 장기채권의 규모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며 이로 인해 그동안 국민연금이나 생명보험사와 같이 장기채권을 선호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모기지론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주택저당증권(MBSㆍMortgage Backed Securities)의 상당수가 10년 이상의 만기를 갖게 돼 이들 기관투자가가 자산부채의 미스매칭(miss matching) 문제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효과는 다양한 채권 관련 파생금융상품의 도입이 가능해져 채권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파생금융상품이라고 하면 통상 주가지수 선물이나 옵션 등 주식 관련 파생금융상품을 의미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채권파생금융상품이 채권시장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상환기간이 이자율에 따라 변동되는 MBS의 특성을 이용한 다양한 채권파생금융상품은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채권파생상품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MBS 시장이 정착되고 관련 정보가 축적되면 이러한 파생금융상품의 이용이 보편화돼 보다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MBS 시장의 정착을 위한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우선 필요한 것은 MBS의 가격결정을 위한 신뢰할 만한 기초자료이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MBS 발행자와 투자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의 수요를 읽고 이에 부응하는 구조의 채권을 만들기 위한 발행자와 증권사의 창의적인 노력과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모기지론 도입과 본격적인 MBS의 발행이 주거 안정화와 금융시장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강석인 한국신용정보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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