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이며 시인인 재미동포 한혜영 씨가 아이들에겐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인 `9ㆍ11테러`를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차분하게 풀어낸 동화를 엮어냈다.
초등학교 3~6학년용으로 18일 ㈜교학사에서 출간된 한씨의 작품 `붉은 하늘`(180쪽, 그림 이상윤)은 9ㆍ11테러 이후 아이들 세계에서 벌어졌던 불신과 갈등을 보여주면서 그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했는가를 알려주고,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생생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한씨는 “온 세계가 떠들썩했지만 정작 아이들은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고 있다”며 “어른들의 비정한 세계에 대해서 말하기가 조금은 곤혹스럽지만 누군가는 아이들에게도 이런 사건에 대해 말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동화는 소방관이던 큰아들과 경찰관이던 둘째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스티브 톰슨씨, 소방관인 아들을 잃어버리고도 구조작업에 몰입하다 자신마저 건물더미에 깔린 짐 큐리 씨, 자신에게 신장을 떼 준 한국에서 입양한 동생의 시신을 찾으러 직장도 버리고 나온 마이클 테일러 씨 등 사고를 당한 가족들의 희생정신을 그리고 있다.
진정한 친구 관계를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붉은 하늘`은 결국 `미국 사람들과 빈 라덴도 친구였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는 말로 화해의 의미를 이끌어낸다.
충남 서산 출생인 한씨는 지난 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했고, 97년 미주 `추강 해외문학상` 신인상, 계몽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미국 내 한인입양아 문제를 다룬 장편동화 `팽이꽃`과 `뉴욕으로 가는 기차` 등 다수의 작품을 냈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