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매일-남양 美군납 우유 '신경전'

미군에 우유를 납품하는 문제를 놓고 유(乳) 제품 업계 라이벌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자존심' 대결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남양유업이 이달 1일부터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독점 공급하기 시작한 미군납`시장'에 매일유업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달말 미국 살균유 법령(PMO) 심사를 통과해미군에 우유와 발효유 등 각종 유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미군은 그동안 한국산 우유의 품질을 신뢰하지 못해 미국에서 우유를 공수해 오거나 분유형태로 가져와 물에 타서 우유를 만드는 환원유를 사용해 왔다. 남양유업은 PMO 통과 이후 "주한미군 주둔 60년만에 처음으로 우리 국산우유 제품을 미군 등 미국 정부기관에 단독 납품하게 됐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었다. 남양유업은 주한미군뿐아니라 일본 오키나와(沖繩) 주둔 미군 등에도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미 당국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주일미군 납품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이런 `질주'에 매일유업이 최고의 품질을 내세우며 미군납을추진하고 있어 유제품 업계의 라이벌이 미군납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품질은 우리가 최고인데 가만 있을 수 없다"며 PMO 통과와 미군납 성사를 장담했다. 실제로 매일유업은 내달 2, 3일 미 당국 검사관들에게 평택공장의 설비 등을 최종 점검받으면 중순께 PMO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면서 "앞으로 남양유업의 독점 공급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두 업체가 이처럼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미 군납 시장이 `돈 되는 시장'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상징성이 큰 데다 PMO가 고품질의 잣대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미군이 두 라이벌 업체의 미묘한 경쟁을 이용해 `입맛'에 맞게 헐값에 납품을 받으려 할 경우 양사 모두 출혈경쟁으로 서로 상처만 입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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