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玄회장 뚝심으로 그룹 숙원 풀어…재계 14위로 '껑충'

[현대그룹, 현대건설 되찾았다]<br>취임이후 꾸준히 인수 의지 <br>재무개선약정 대상 선정등 이중삼중 난관도 이겨내<br>'건설' 동력 삼아 시너지 기대 '상선' 경영권 논란도 잠재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뚝심이 결국 현대건설 인수라는 그룹의 10년 숙원을 풀었다. 지난 2001년 현대건설이 그룹 계열 분리과정을 거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아 채권단의 공동관리로 넘어간 지 약 10년 만에 되찾아오는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특히 현대그룹의 이번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대내외적으로 무수한 난관을 뚫고 이뤄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돋보인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마무리지으면 재계 21위에서 14위로 도약하는 동시에 건설을 그룹 핵심 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 회장의 의지가 가장 큰 원동력=현 회장이 지난 7년간 간직했던 한결 같은 꿈은 현대건설 인수였다. 현 회장은 지난 2003년 현대그룹 회장 취임 당시 "장기적으로는 현대건설을 되찾아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고(故) 정몽헌 회장도 건설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으며 그러한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만큼 나 또한 건설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말했다. 3년 뒤인 2006년 정 회장 3주기 추모식에서는 "정 회장은 (현대건설을) 지키려고 자신의 사재까지 털었다"며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이후에도 신년사나 기념사 등을 통해 줄곧 "현대건설은 그룹의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확실한 신성장동력"이라고 강조하며 강한 인수의지를 표명했다. 이런 그의 의지는 이번 인수준비과정에서 더욱 강해졌고 결국 꿈을 이루는 기반이 된 것이다. ◇이중삼중의 숱한 난관도 이겨내=난관도 많았다. 우선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높은 부채비율 탓에 그룹이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 기업에 선정된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또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전략적투자자로 영입했던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M+W그룹이 컨소시엄 참여를 철회하면서도 큰 고비를 맞았다. 경쟁사인 현대차그룹에 대한 현대가의 일방적인 지원도 현대그룹을 힘겹게 하는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이 같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난관을 하나하나 헤쳐나갔다. 우선 재무구조개선약정과 관련해서는 외환은행에 주채권 은행을 바꾸겠다고 요청하며 강수를 뒀고 신규 여신 중단 등 채권단의 제제조치에 대해서는 소송까지 불사했다. 또 M+W의 불참 선언으로 빈 파트너 자리에는 동양종합금융증권을 재무적투자가로 끌어들였다. 현대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현대건설 인수의 명분을 강조하는 광고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고 정몽헌 회장의 4,400억원 사재출연 액수와 관련한 논란이 일었을 때에는 고 정몽헌 회장에게 모든 재산권 행사를 위임한다는 내용의 고 정주영 회장의 위임장까지 언론에 공개할 정도로 강력하게 대응했다. ◇달라진 현대그룹 위상=현대건설을 품에 안은 현대그룹은 단숨에 재계 21위에서 14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그룹의 합산 매출 규모도 2009년 기준 약 두 배로 수직 상승하게 됐다. 지난해 기준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합산 매출은 10조7,000억원이고 현대건설 매출 역시 이와 같은 10조7,000억원이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상선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또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ㆍ현대아산ㆍ현대증권 등 주요 계열사 간 사업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에 필요한 엘리베이터ㆍ에스컬레이터 등 종합운반기기의 안정적 공급, 해외사업 동반진출로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아울러 현대그룹은 미래 블루오션이 될 대북 인프라 개발 및 북방사업 추진을 위한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외형 성장과 신성장 동력 확보뿐 아니라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현대상선 경영권 논란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 8.3%를 더하면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총 지분율은 49.98%로 50%에 육박하게 된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정몽헌 두 선대 회장이 만들고 발전시킨 현대건설을 되찾은 만큼 현대그룹의 적통성을 세우고 옛 영광을 재건할 수 있도록 현대건설 임직원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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