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8개국어 능통한 비결요? 언어에 대한 열정이죠"

유학 10년만에 귀국 16세 임지현 양


“자신을 그 나라 사람처럼 느끼며 말을 배워야 합니다. 제가 지금도 늘 바라는 건 꿈 속에서 그 나라 언어로 말하는 거죠.” 한국말 조차도 더듬던 어린 아이가 10년 만에 8개 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언어박사’가 돼 돌아왔다. 4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10년 동안 한국어, 영어,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라틴어, 러시아어를 정복한 16세 소녀 임지현(사진)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최근 자신의 외국어 학습 경험담을 담은 ‘외국어 8전무패’라는 책을 내고 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가장 자신 있는 언어는 영어이고요, 중국어는 쓰기가 어렵고 러시아어는 문법이 가장 어려워요.” 사실 임양이 구사하는 8개 언어의 수준은 균질하지 않다. 그럼에도 그녀를 ‘언어박사’로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과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뉴질랜드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임양은 한국보다 뉴질랜드에서 더 유명한 소녀가 됐다. “나쁜 발음은 맛없는 밥을 먹는 것과 같아요. 발음 하나로 하루 종일 연습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뜬구름 잡는 얘기 같지만 과외 한 번 받아 본적이 없는 임양의 외국어 학습 비법은 바로 ‘열정’이었다. 발음이나 스펠링 하나로 하루를 보낼 만큼 그녀는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집중력의 근원이 바로 열정이다. 그녀는 특히 단어를 막무가내식으로 외우지 않았다. “미시시피(Mississippi) ‘엠(M)’, 미시시피 ‘아이(I)’, 미시시피 ‘에스(S)’…”. 그녀는 즉석에서 ‘Mississippi’라는 영어 스펠링을 가지고 각 철자마다 힘과 음율을 넣어 마치 노래를 부르듯 흥얼거렸다. 언어를 머리 속에 ‘구겨넣지’ 않고 온몸으로 자연스럽게 흡수했다는 얘기다. 어머니 진양경씨의 ‘잔잔’한 도움도 컸다. 진씨는 “남들은 ‘도대체 얼마나 애를 달달 볶았으면…’이라고 말하는 데 사실 지현이에게 ‘뭐 해라’라는 식으로 말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철저히 지현양 스스로가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편안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임양이 노래를 부르며 공부를 할 때 옆에서 함께 장단을 맞춰주는 정도다. 현재 부모님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임양은 국제인권전문가를 꿈꾸며 하버드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제가 얼마나 외국어를 잘 하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앞으로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를 함께 배울 계획입니다”. 지현양은 마지막으로 이 같이 얘기하며 언어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당차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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