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종주국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올해 점유율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2위를 넘보고 있는 삼성전자와 4위 권 LG전자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내 판매 대수가 2000만 대를 넘어서 점유율이 최소한 21%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전 년의 14%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모토로라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LG전자 역시 올해 점유율이 15%선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두 회사 만으로 미국 시장의 36% 이상을 장악하게 되며 팬택앤큐리텔의 판매 분을 포함하면 40%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한국 업체의 선전에 따른 세계 휴대폰 시장의 판도변화는 미국에서 보다 뚜렷해 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 휴대폰의 올해 미국 매출만 40억 달러로 예상돼 수출 증가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의 미국 시장 공략도 매우 적극적이다. 미국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삼성텔레콤아메리카(STA)는 11일(현지시간) 뉴욕 월 가 인근 리츠칼튼 호텔에서 신제품 출시 계획 및 내년 사업 전망을 제시하는 '2004 테크 서밋'을 개최했다.
피터 스카진스키 상무는 초고속 인터넷 기능을 갖춘 휴대폰을 내년 1분기 출시하는 등 앞선 기술과 뛰어난 품질 및 디자인으로 매출 증가세가 수년 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주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와 외신기자 등이 참석했다.
삼성은 이번 4분기에 비디오 레코더, MP3 플레이어, 메가픽셀 카메라 기능을 갖춘 플립형 및 굴절형 휴대폰, 워키토키 스타일 등 9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버라이존, 스프린트 등 휴대폰 사업자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내년 이후 초고속 인터넷폰, 멀티미디어폰 등을 계속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양키그룹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존 잭슨은 "삼성이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며 "이는 통신사업자들이 보다 앞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력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카진스키 상무는 삼성이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2위 업체로 부상할 것이라는 시장조사기관 IDC의 분 석을 언급하며 지난 97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현지 파트너와 함께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든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삼성은 미국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인 나스카, 미국 TV부문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등을 후원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크게 기여했다.
LG전자도 강점을 지닌 CDMA 폰 외에 GSM 폰 부문을 공략하면 매출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DMA폰의 경우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이 24%에 달했던 반면 GSM은 2.2%에 그쳐 매출 급신장 여지가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