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16일] 실적 전망의 정확성

상장사들이 2ㆍ4분기 성적표를 내놓기 시작했다. 좀처럼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는 증시에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나 실적개선 호재는 투자자들에게 큰 위안이다. 따라서 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의 분기 실적을 미리 점치며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게 일상이다. 물론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기업들의 실적전망치는 더더욱 시장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들의 실적전망치에 대한 정확성은 얼마나 될까. 물론 모든 실적전망치를 도매금으로 폄하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믿기도 힘든 점들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기업과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묵시적 거래’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전체 시가총액 12%를 차지하며 ‘슈퍼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보자.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난 3개 분기 실제 실적은 전망치와 크게 달랐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ㆍ4분기부터 올해 1ㆍ4분기까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실제 실적은 시장전망치보다 각각 21%, 11%, 28%나 웃돌았다. 한마디로 ‘어닝서프라이즈’였던 셈이다. 하지만 똑똑한 애널리스트 수십명이 달라붙어 국내 최고의 기업을 분석한 결과치라고 하기에는 그 정확성이 초라하다.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에 대해 증시 주변의 시각은 비록 음모론(?)이 일정 부분 깔려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한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애널리스트들이 유독 삼성전자라는 기업을 바라볼 때 상당히 소극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회사 측이 실적발표 이전에 다소 하향된 실적을 흘림으로써 결국 ‘어닝서프라이즈’를 유도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마디로 고차원의 ‘주가 관리’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애널리스트들도 이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냥 눈감아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기관 등에 비해 정보 접근성이 뒤처진다. 따라서 애널리스트 또는 각 기업의 입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요즘처럼 증시가 사면초가에 몰린 시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애널리스트와 기업들의 보다 성실하고 책임 있는 정보 제공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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