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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엔지니어링 분할후 사업조정 유력

물산에 건설부문 몰아주고 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 특화

■건설 계열 4사 교통정리는

엔지니어링·물산 사업조정후 에버랜드서 합병·분할 분석도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삼성그룹 내 계열사 합병과 지분 정리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건설 계열 4사에 대한 교통정리는 미완으로 남아 있다. 아직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삼성에버랜드·삼성중공업 등 4개 계열사의 사업 영역 중 상당 부분이 중복돼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그룹의 모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 계열사의 사업조정은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수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일단 기업의 효율성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건설 계열사 간의 사업조정은 단순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고 중복되는 사업은 하나로 합치면 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건설 계열사 간 사업조정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며 "물산과 엔지니어링의 사업구조 개편은 예전에도 거론됐던 문제"라고 설명했다.


건설 계열사 사업조정의 핵심은 물산과 엔지니어링의 구조 개편 방향이다. 가장 먼저 제기된 시나리오는 '삼성종합건설' 출범설(說)이다. 삼성종합건설의 부활은 삼성물산이 중심이 돼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한 뒤 삼성중공업과 삼성에버랜드의 건설 부문을 가져와 그룹 내에 하나의 건설회사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이는 물산이 꾸준히 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늘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을 7.8%까지 높인데다 삼성SDI에 합병되는 제일모직 지분(13.1%)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예상 때문에 설득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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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기업 간 합병보다는 부문별 사업조정안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특히 엔지니어링 합병에 대해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이 방안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예컨대 엔지니어링의 비주력 사업인 발전·환경 부문을 물산에 넘기고 화공 부문을 중심으로 설계·조달에 특화된 순수 플랜트 엔지니어링업체로 만드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물산 상사 부문은 건설 부문과 분리해 엔지니어링의 조달 부문으로 넘기거나 삼성전자로 흡수시키는 방안도 제기된다. 또 중공업과 에버랜드의 건설사업 부문은 물산에 넘겨 사업조정을 완성한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삼성가(家) 3세들의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고려하면 건설계열사의 사업조정은 훨씬 복잡해진다. 사업조정의 중심이 될 물산은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모두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산은 전자에서 화학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내 지분 구조의 한가운데 있다.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어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세간의 예상대로 이 부회장은 전자와 금융, 이 사장은 건설과 중화학 분야를 맡는다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에 불안요소가 남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CJ와 신세계로 나뉘면서 발생한 갈등을 또다시 나타나게 할 가능성을 남겨둘지는 의문"이라며 "결국 이 사장에게 삼성물산을 준다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훼손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엔지니어링과 사업 부문 간 조정을 거친 삼성물산을 합병한 뒤 재분할 등의 방식으로 지분 정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물산과 엔지니어링의 사업조정을 한 뒤 그대로 이 부회장에 남겨두고 에버랜드와 중공업 건설 부문을 합병해 이 사장이 맡는, 의외로 간단한 사업조정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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