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란 2006년판 OECD통계연보는 예상됐던 일이다.
각종 경제지표는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선진국 진입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높은 사교육비 증가, 가장 긴 근로시간, 높은 자동차 사고율 등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은 개선해야 할 점이 너무 많다. 우리국민은 자녀교육을 위해 양질의 삶을 포기하고 일만 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사교육비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2.9%로 회원국 평균치 0.7%의 4배를 웃돌았다. 이에 비해 공교육비는 4.2%로 회원국 평균치 5.1%를 밑돌아 우리 교육이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그나마 최근엔 조기유학 붐까지 일어 교육비는 더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높은 사교육비는 세계 최저의 출산율(1.17)은 물론 문화생활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높은 사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일해야 하는 것이 우리국민의 근로 실태다.객관적 고용시장은 안정된 편이라지만 연 근로시간은 2,423시간으로 회원국 중 가장 길다.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건강문제가 많이 발생하게 마련이지만 아쉽게도 보건 공공지출은 30개 회원국 중 27위로 바닥권이다. 자식 때문에 양질의 삶을 포기하고 일만하다가 아파도 하소연할 데가 없는 셈이다.
2004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경제나 과학기술 지표 등은 괜찮은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설비투자율이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 국민총소득(GNI)이 2만달러를 넘어선 것이나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중이 1.1%에 불과한 점 등은 자랑이다.
자영업 비중이 34%나 되는 것이 문제지만 외국인의 투자 등은 긍정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건전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경제지표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연결시키는 것이 앞으로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과제다. 공교육을 살려 높은 사교육비를 줄이도록 해 줄어든 비용을 문화 및 여가생활로 돌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