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9월 1일] 기능성 섬유로 세계 신기록 달성

한여름 청량제 역할을 하며 온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폐막됐다. 한국은 역대 최다 금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7위로 국위를 선양하는 기쁨을 누렸다. 또 국제 스포츠계 입장에서는 다양한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이 수립되며 월드 스타가 속출되는 장이 되기도 했다.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펠프스와 박태환 선수. 두 사람은 각각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천식을 극복하려 시작한 수영으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섰다. 이들이 인간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게 된 것은 그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겠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들의 역량을 최고로 증강시킨 기능성 섬유로 만든 수영복을 입었기에 가능했다. 펠프스와 박태환이 입은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는 올해 2월에 출시돼 6개월 만에 40회 이상 지구촌 곳곳에서 세계신기록을 쏟아내게 하며 수영계에서 ‘레이저 효과’라는 신조어를 만들게 했다. 첨단 수영복 원리는 간단하다. 마찰력을 줄이고 부력을 높인 것이다. 물보다 가벼우면서 수분을 밀어내는 발수(撥水)성질을 갖도록 원단을 개발해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기능성 섬유는 스포츠 선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 인류의 웰빙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R&D)되고 있다. 예전에 옷은 신체를 가리거나 추위를 막기 위한 단순한 용도로 필요했다. 그러나 현재는 자기를 표현하고 생활에 유익한 기능을 갖춘 의류가 선호되고 있다. 스포츠와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늘었고 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의 경계가 없어지면서 국내 기능성 섬유 수요는 지난 2000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조깅이나 등산을 즐기는 일반인도 땀을 잘 배출하고 빨리 말라 쾌적한 상태를 유지해주거나 비를 막아주는 옷을 한 벌 이상 갖고 있을 정도다. 각종 기능을 가진 특수 원단은 세계 곳곳에서 연구개발돼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기능성 섬유는 이미 고열에도 견디는 소방복과 극한용 등산복, 가벼운 우주복을 탄생시켰다. 심전도 등 생체 신호 측정 기능을 부가한 스마트 의류나 소리나 색체에 반응하는 직물, 은(銀)나노나 키토산 등을 활용해 미생물 발생을 억제하는 항균방취 섬유, 자외선이나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능을 지닌 소재, 인체에 유해한 정전기를 제거하는 원단 등도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시장에 나온 기능성 섬유제품은 상당히 많다. 그러나 아직 시작일 뿐이다.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우리가 영화에서나 봤던 인공지능의 기능을 갖춘 의류도 생산될 것이고 또 단위당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 강철에 비해 무려 100배나 강한 아라미드 섬유, 심장이나 혈관을 대신할 인공장기 기능의 메디컬 섬유도 개발될 것이다. 또한 나노테크 섬유, 환경대응 첨단 섬유, 산업용 특수섬유 등도 끊임없이 개발돼 인류의 복지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섬유ㆍ패션업계의 블루오션이고 한국 경제를 이끌 먹거리 산업이다. 우리에게는 기능성 섬유를 만들기 적합한 온ㆍ습도의 변화가 뚜렷한 사계절, 60년간 축적된 섬유 경영 노하우, 원사에서 제품까지 균형 잡힌 인프라, 개척된 해외 시장, 정보기술(IT)ㆍ바이오기술(BT)ㆍ나노기술(NT) 등 첨단기술 역량과 산업용 섬유를 발전시켜나갈 충분한 수요와 경쟁력 있는 기반산업이 있다. 특히 타이어코드, 해도형 장섬유, 극세사 클리너는 세계 시장에서 1위를 점유하고 있고 나노섬유는 세계 최초로 상품화 했다. 세계적인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지속적인 기술혁신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소재부터 제품에 이르는 각 공정간 협력, 우수한 전문 기술인력의 양성, 적극적인 기술투자와 효율적인 마케팅 능력의 배양을 통해 섬유산업의 재도약과 함께 4년 후 런던올림픽에서 더욱 경이적인 세계신기록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