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9월 25일] 남성정장 제 살 갉아먹기 이제 그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의류 브랜드를 보면 정상가를 높게 책정해놓고 수시로 세일하며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판매 방식 때문에 소비자들은 제품을 정가에 구매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고 결국에는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가격에 대한 불신만 키워왔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백화점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하는 분위기를 조성해가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 남성 정장 업체들은 정상가를 높게 책정해 임의로 할인 판매해 생긴 정장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없애자는 취지로 ‘가격합리화 제도’를 제안했다. ‘합리적 정상가격 제안’ ‘가격 정찰제 준수’ ‘브랜드별 임의 할인 근절’을 통해 고객의 제품 가격 신뢰도를 제고하자는 취지다. 과거부터 남성복 업체들은 남성 정장 가격에 대한 정찰제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업체 간 눈치만 보고 있던 게 사실이다. 올 남성복시장의 가격합리화 정책은 지금까지 과도한 할인 경쟁과 임의 할인 등 시장의 불신 요소를 없애기 위해 업계가 아픔을 감내하면서 시행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그 성과를 정확하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업계의 이런 노력으로 시장 신뢰회복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성 정장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이 아닌 상품개발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 가격합리화 제도가 안착되면 할인을 통한 매출 증대는 한계에 이르고 브랜드별 상품경쟁력이 제고되면서 고객은 더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브랜드 경쟁력 강화는 단순히 고급원단의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라인을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수입 명품 브랜드가 주는 가치와 명성은 브랜드의 전통도 있겠지만 뛰어난 상품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몇몇 브랜드에서 라인 확대를 통한 브랜드 토털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수입 브랜드와 대비해 상품의 전문성이나 완성도가 떨어져 구색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성 정장 브랜드들은 젊은 고객층과 40대 중년층이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전략을 구사해야 하며 단기적으로 매출이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가격소구로 고객에게 접근하기보다는 상품 차별화로 승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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