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돈 쓸곳이 없다"

46% 현금보유 늘었지만 투자처 못찾고 고심 >>관련기사 올해 경영실적 호조로 대기업들의 현금보유액이 크게 증가했으나 상당수 기업은 미래의 경제환경 불안정에 대비, 현금보유를 현수준으로 유지하거나 되레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중 절반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잠식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매출액 상위 500대기업(응답업체 397개사)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자금 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월평균 현금보유액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증가했다"는 업체가 46%로 "줄었다"는 업체(22%)의 배 이상이었다. 현금보유액이 늘어난 이유는 매출 증대로 인한 영업수익 증가(77%)가 대부분이었으며 투자감소로 현금이 늘었다는 업체도 8%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내외적인 경제불안으로 ▲ 기업의 투자자금 수요가 부진한데다 ▲ 이자수입 등 운용수익률도 떨어지면서 조사 기업의 48%가 "현금 운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 기업들이 늘어난 현금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투자부진 요인에 대해서는 48%가 "미래 투자환경의 불확실성"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고 30%는 "미래전략 차원에서 투자를 미루고" 있으며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기업도 21%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6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34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다. 조사대상 기업의 33%(10개)만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겠다"고 대답했다. 특히 이처럼 기업의 현금보유가 사상최대임에도 불구하고 "현금보유액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60%, "확대하겠다"는 기업도 17%에 달해 상당수 기업이 어려울 때를 대비, 현금보유량을 유지 또는 늘리는 쪽으로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펴고 있었다. 투자여건이 좋아지면 현금보유를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23%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 등 후발 개도국이 뒤를 바짝 쫓아오는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형욱기자 [TODAYTOPIC]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