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백화점 영토전쟁 '후끈'
신용대출·현금서비스등 치열한 신경전
신용카드사들과 대형 백화점들이 카드사업 영역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형 백화점들이 앞다퉈 범용성 카드 개발을 추진하면서 카드사의 고유영역을 침범하고 있으며 카드사들은 이에 맞서 중소 및 지방백화점과의 제휴관계를 크게 늘리는 등 우회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ㆍ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은 최근 금융기관과 제휴관계를 맺고 자사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범용성 카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백화점의 카드시장 신규 진출과 맞물려 민감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잠실 등 5개 점포에서 롯데캐피탈을 통해 자사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업계 처음으로 신용대출을 진행중이며 내년부터 점포수를 크게 확대하고 다른 백화점 카드회원에게도 대출해주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롯데캐피탈은 현재까지 모두 6,000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100억원의 대출실적을 기록했으며 앞으로 물품결제대금을 대출해주는 등 다양한 대출신상품을 개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롯데캐피탈 관계자는 "향후 카드업에 진출하더라도 일단 350만명에 이르는 백화점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영업에 주력할 방침"이라면서 "백화점의 우량고객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한미은행과 5년간 제휴관계를 맺은데 이어 이달중 '신세계-한미 카드'를 새로 선보이고 본격적인 회원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 카드는 백화점 할부서비스는 물론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으며 백화점의 숙원과제였던 영수증 복권추첨까지 가능해져 일반 신용카드보다 오히려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앞으로 마케팅과 회원 확대업무를 맡게 되며 현재 300만명의 회원수를 내년엔 400만명선까지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이밖에 현대백화점도 최근 자사 백화점카드 회원을 발판으로 삼아 독자적인 카드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동양아멕스카드 인수를 추진하는 등 카드시장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같은 백화점의 움직임에 대해 카드사들은 바짝 긴장하면서 중소 및 지방백화점들과의 제휴관계를 확대하고 백화점에서 무이자 할부 및 사은행사를 잇따라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G캐피탈은 올들어 경방필ㆍ애경ㆍ대우등 3개 백화점과 제휴카드를 발급했으며 삼성카드는 이달초 애경백화점과 제휴카드를 발급키로 합의했다.
국민ㆍ비씨 등 다른 카드사들도 이달말까지 롯데 등 빅3 백화점과 창원 대동백화점, 대전 동양백화점 등지에서 3개월 무이자 할부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드사관계자는 "롯데 등 빅3의 경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에 공동마케팅을 진행하기 어렵다"면서 "카드사들은 매출 증대를 위해 마케팅에 따른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드사관계자들은 "올해초 백화점과의 수수료 분쟁 이후 양측은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백화점들이 카드시장 신규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마케팅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