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의 신윤식 회장이 사퇴하고 이인행 대표이사 부사장 등 3인 공동경영 체제로 이행함에 따라 향후 경영구도에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다.
신윤식 회장은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제전자센타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3번째 연임을 포기하고 자진 사퇴했다. 신 회장은 “통신사업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며 “그러나 대주주인 LG그룹과 정치권의 비협조적인 움직임에 회의를 느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또 이날 주총에서 시외 및 국제전화사업을 포함한 정관변경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오는 10월로 예정된 사업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02회계연도 재무제표와 신 회장을 제외한 이사진은 원안대로 통과, LG측 이사인 남영우 한국인터넷데이타센타사장이 연임되고 서사현 한국정보기술연구원이사장, 김선우 한국방송공사이사가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됐다. 주총에 뒤이어 같은 열린 이사회에서는 이인행 대표이사 부사장과 이종명 부사장, 김진덕 전무의 3인 공동체제로 운영키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 회장의 사퇴로 저가 위주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다소 완화되고 암묵적인 담합으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신 회장의 사퇴로 하나로통신에 대한 LG의 입김이 점차 강화되고 LG그룹을 중심으로 한 후발 통신사업자들간의 구조조정도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측이 지분 부족으로 직접 경영권을 잡지는 못하지만 거부권의 효력이 있다는 게 증명된 데다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도 수익을 중시하는 안정적인 성향을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동안 신 회장이 삼성과 SK그룹을 대신해 LG를 잘 견제해왔지만 이제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더 적극적인 견제를 할 것으로 보여 LG의 뜻대로 이뤄지지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주식시장에서는 신 회장의 사퇴가 통신3 강체제 구축을 앞당겨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해 하나로통신의 주가가 7.54%나 올랐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