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전자카드제 도입을 둘러싼 정부와 스포츠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프로스포츠계는 지난달 축구ㆍ야구ㆍ농구ㆍ배구의 4개 프로스포츠 단체장이 사상 처음으로 모여 반대 의견을 피력한 후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반면 정부는 전자카드제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카드제 도입 쟁점은=기존의 경마장ㆍ경륜장ㆍ스포츠토토 판매점에서는 현금을 주고 베팅을 할 수 있었다. 1인당 10만원의 상한선이 있었지만 구매자가 여러번에 걸쳐 베팅하면 막을 도리가 없어 상한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는 도박에 따른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해 오는 2011년부터 구매자의 신원을 확인한 뒤 카드를 발급 받고 일정 금액을 충전한 다음 사용할 수 있는 전자카드제도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해 프로스포츠 단체들은 ▦구매 절차의 복잡성 ▦1인당 구매액 제한 등을 이유로 스포츠토토 매출이 감소해 체육진흥기금이 연간 1,5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체육인 반대 불구 정부는 강행=스포츠 스타들은 적극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지성이 지난 16일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전자카드규제 방침에 반대하는 칼럼을 게재한 데 이어 22일에는 축구(K리그), 야구(KBO), 농구(KBL), 여자농구(WKBL), 골프(KPGA), 여자골프(KLPGA) 등 국내 6개 프로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성명서를 발표했다. 야구선수인 봉중근은 “스포츠토토 기금이 줄면 유소년체육 육성사업에 큰 차질이 올 수밖에 없다”며 “스포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신중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주무기관인 사감위는 이와 관련, “스포츠 토토가 건전해지면 가족 단위 이용객 등 더 많은 사람이 구매하게 돼 장기적으로는 판매액이 늘어날 수 있다”며 “세부적인 부분을 조율해 2011년에 도입하는 원래 계획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