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br>주주들 배당보다 주가관리 관심
| 28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안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배우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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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등 35개사 일제히 주총
삼성전자 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주주들 배당보다 주가관리 관심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28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안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배우한기자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계열 12개사를 비롯해 총 35개사가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총은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었던 예년과는 달리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고, 주주발언의 대부분도 배당보다는 주가관리에 더 신경을 써달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또 삼성카드가 이사회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등 지난 7일 삼성그룹 대국민 사과의 후속으로 투명경영 강화를 위한 조치를 도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1시간20여분 만에 끝나= 28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된 제3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는 특별한 잡음 없이 외환위기 이후 최단 시간인 1시간20분만에 끝났다.
지난해 3시간을 넘겼던 것에 비하면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된 셈이다. 이후용 경제정의주총감시단 대표가 삼성의 8,000억원 사회 헌납을 칭찬하고 외국인주주 비율이 50%가 넘는 상황에서 배당보다는 주가관리에 신경써달라고 주문하는 등 주주발언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에 대한 칭찬으로 채워졌다.
다만 일부 주주는 8,000억원 헌납, 이건희 회장의 전용기의 사적이용 문제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무역수지는 317억달러 흑자로 한국 전체 흑자 235억달러보다 많다”고 밝히는 등 국가경제 기여를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이건희 회장과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임기가 만료된 4명을 사내 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이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삼성카드 이사회의장 사외이사로 변경= 삼성물산, 삼성SDI 등 나머지 11개 삼성 계열사도 대부분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각각 2차 전지 재료를 제조하는 정보 전자소재사업과 종합책임감리전문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삼성전기의 주총에서는 김시형 전 동자부 차관과 송정호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사 보수한도를 65억원에서 7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삼성SDI도 이날 주총에서 김순택 사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3명을 재선임하고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삼성물산도 이상대 사장을 비롯한 이사진을 새로 선임했다. 삼성중공업은 임기만료된 김징완 사장과 서형근 부사장 등 사내이사와 손수일 전 산은 부총재보 등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제일기획은 유필화 성균관대 부학장을 비롯한 이사진을 재선임하고 이사보수한도도 60억원으로 늘렸다.
삼성카드는 대표이사가 맡았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하는 정관 변경의 안을 승인했다. 이에따라 이사회 소집권도 의장과 대표이사가 동시에 갖도록 변경됐다. 이 같은 조치는 금융계열사의 투명성강화의 일환.
삼성그룹내 금융 자회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에서도 각각 결산시즌에 맞춰 5월경 이사진 개편을 추진할 전망이다. 또 삼성카드는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3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돼,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반수를 넘게 됐다.
◇태평양 등도 주총 개최=태평양은 이날 서울 용산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태평양은 “경영위원회는 전문성을 갖춘 부문장들이 모여 중요도가 낮은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이사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태광산업, 케이아이씨 등 다른 기업들의 주총도 모두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등 순탄하게 진행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대부분의 주가가 크게 올라 주주들의 만족도가 높고, 기업들도 주주 중시경영풍토가 정착되고 있어 올해 주총이 별다른 마찰 없이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입력시간 : 2006/02/28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