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택수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3급)은 1998년 노무현 대통령이 종로 보궐 선거에 출마했을 때 합류, 지금까지 노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이른바 386 핵심 참모그룹의 한 명이다.그는 2002년 3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노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맡았고, 인수위와 청와대에서도 대통령 수행을 담당했다. 양길승 전 제1부속실장이 향응 파문으로 지난 해 8월 사퇴한 뒤 노 대통령은 후임을 뽑지 않고 여 행정관에게 사실상 제1부속실장의 역할을 맡길 정도로 신임이 크다.
여 행정관은 지난 해 12월 문병욱 썬앤문 회장에게서 불법 대선자금 3,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을 때 1차 위기를 맞았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그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노 대통령은 그를 해임하지 않았고, 대신 각종 공식 행사에 수행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문제를 매듭지었다.
윤태영 대변인은 2일 여 행정관의 거취에 대해 “검찰 수사를 좀더 지켜보자”며 “여 행정관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사람들은 여 행정관의 혐의 사실이 알려지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통령 측근참모들의 도덕성에 결정적으로 먹칠을 했다”고 비판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