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슬람 금융'이 뜬다

고유가로 오일머니 크게 늘며 시장 급성장<br>세계 각국 현지진출·자금유치 등 본격 나서

계속되는 고유가로 중동 산유국에 오일머니가 급증하면서 일본과 말레이시아 등 주요 국가들이 이슬람 금융시장에 진출하거나 오일머니 유치에 적극 나서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국제 금융계와 한국은행이 만든 ‘이슬람 금융의 성장과 아시아각국의 대응전략’보고서를 보면 고유가로 산유국의 수출액이 늘면서 오일 머니 활용방식도 과거의 일회성 소비에서 역내 주식시장 및 개발 프로젝트 등 지속적인 투자 수익을 얻는 쪽으로 변화하고, 이에 따라 이슬람 금융시장이 오일머니의 투자 창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이슬람 금융기관은 2004년말 현재 40여개국 267개에 달하며 ▦총자본 130억달러 ▦예금 잔액 2,020억달러 ▦투자액 1,590억달러 ▦총자산 2,62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걸프연안 6개국 이슬람은행의 2004년말 예금잔액도 48억8,000만달러, 총자산 594억달러로 모두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으며 은행 수도 55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슬람 금융이 급성장하면서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영국이 런던을 이슬람 금융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최근 2개의 이슬람은행을 유치한데 이어 쿠웨이트에는 HSBC가 작년 10월 34년만에 지점을 재개설하고 씨티뱅크도 지점 개설을 추진중이다. 이런 가운데 중동 투자가들이 유럽ㆍ미국과의 외교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새 투자처로 아시아 지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한은은 전했다. 쿠웨이트의 경우 9ㆍ11 테러 후 정부의 해외운용 공적자금 1,800억달러 중 미국자산 비중이 65%에서 50%로 낮아진 반면 아시아 투자비중은 20%로 늘었다. 아시아국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자국을 아시아의 이슬람금융 센터로 발전시키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라쥬히뱅크의 지점 개설을 인가하는 등 4개 중동 은행들을 끌어들였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17개 일반은행에 이슬람금융 부문의 설치를 유도하는 한편 HSBC, 씨티뱅크의 국내지점에 이슬람금융사업 면허를 교부했다. 이밖에 일본도 정부 차원에서 말레이시아의 이슬람금융 서비스보드에 옵서버를 파견, 이슬람 금융 관련 정보 수집에 착수했으며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는 올해 2월 이슬람주가지수의 도입을 발표했다. 중국도 지난해 1월 후진타오 주석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현지에 걸프차이나펀드라는 투자기금을 조성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은은 이 같은 움직임을 미리 간파해 한국도 오일머니 유치와 이슬람 금융시장 진출에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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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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