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로 한일관 '역사속으로'

청진 재개발로 5월 폐관…영업은 강남서 계속


고(故) 이승만ㆍ박정희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현대‘왕회장’인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단골집. 이제는 보통 사람들도 익숙해진 ‘너비아니’를 대중의 입맛에 맞게 불고기로 바꿔 첫 선을 보인 곳. 한식집의 대명사로 불리는 서울 종로의 ‘한일관’이 지난 1939년 제일은행 본점 뒤 현 위치에서 영업을 시작한 지 거의 70년 만에 오는 5월 말 문을 닫는다.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청진 재개발지구 개발 때문이다. 한일관은 처음 신우경 여사가 장사를 시작한 뒤 독특한 음식 맛으로 장안의 화제가 됐고 당시 대형 음식점이 별로 없어 정ㆍ재계 유력 인사들의 회식 장소로 애용됐다. 신 여사가 작고한 뒤에는 딸 길순정 씨가 음식점을 이끌었고 길씨의 작고 후에 딸 김이숙(47)ㆍ김은숙(44) 자매가 3대째 맡아오고 있다.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가끔 불고기에 냉면을 먹었다는 김형석(59)씨는 “어머니가 곗날이면 한일관으로 데리고 가 불고기와 냉면을 사주셨다”며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한일관은 특히 현대가(家)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고 정 전 명예회장은 매주 1차례 이상 한일관을 찾았고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은 해외출장시 공수된 한일관의 육수와 만두를 즐겼을 정도다. 또 엄혹한 외환위기 시절에도 종업원을 강제 해고하지 않아 전체 종업원 90여명 중 1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30~40%에 이를 정도다. 한편 한일관은 10월쯤 강남에서 문을 열어 3년으로 예정된 재개발기간에 영업을 계속한 뒤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현재 장소 위에 세워질 신축 건물 안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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