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3차협상] 美, 왜 초강경 입장 드러냈나 '섬유' 지렛대로 우리 농업개방 압박美개방안 대로라면 국내 섬유업계 "얻을게 없다" 섬유는 가장 확실한 원군" 협상단 고민 깊어져국내 제조업-농업간 갈등 또다시 심화 가능성 손철기자 runiron@sed.co.kr 관련기사 美 "섬유시장 개방 안하겠다" 미리보는 한미 FTA 3차협상 [한미 FTA 3차협상] 분과장 교체 "또…" "개성공단·농업이 가장 어려운 쟁점" "한미정상회담, 협상에 영향없어" 美 민주당 승리땐 확대정책 제동 가능성 '농업' 힘겨루기 안할듯 '제로잉' 철폐가능성 커졌다 [한미 FTA 3차협상] 협상지침 저자세 논란 [사설] 적극적 자세 요구되는 3차 FTA 협상 [기고] FTA가 통신산업에 미치는 영향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을 앞두고 “섬유시장 개방을 전면 유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돼 양국 섬유분과 협상단은 시애틀에서 잠 못 이루는 협상을 벌여야 할 처지가 됐다. 섬유 분과는 한미 FTA 협상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면 3차 협상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섬유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분야와 농업계간에 FTA 협상방향을 놓고 뜨거운 논란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섬유 협상, 한미 FTA 최대 이슈로 부상=사양산업 취급을 받고 있는 국내 섬유산업 입장에서는 한미 FTA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들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설 것이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5년 기준으로 957억달러의 수입을 기록할 정도로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섬유시장이라 국내 업체에서는 기대가 참으로 컸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섬유산업의 대미 수출은 2001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미국의 섬유 수입쿼터제가 폐지된 2005년에는 수출액이 전년보다 5억달러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한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한국의 뒤통수를 치듯 초보수적인 개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강력한 미 섬유 생산업계의 로비력도 작용했다. 섬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섬유업계는 오랜 전통만큼이나 워싱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우리 협상단이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섬유업계는 제조업 분야에서도 모호한 한미 FTA 지지에 가장 확실한 원군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1차 개방안대로라면 국내 섬유업계의 대미 수출은 고사하고 오히려 있던 업체마저 해외로 빠져나갈 궁리를 해야 할 판이다. 더욱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이 북핵 문제로 매우 불투명해 국내 섬유업계가 개성공단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3차 협상에서 미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개방 협상에 임하지 않으면 우리측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국내 제조업ㆍ농업계간 갈등 일 듯=미국이 “섬유 개방을 아예 않겠다”고 나오는 이면에는 한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 똬리를 틀고 있다. 미국 섬유업계를 감안할 때 ‘빠르고 완전한 시장개방’은 어렵겠지만 이왕 어느 정도 문을 더 연다면 미국의 경쟁력이 월등한 농업 부문에서 최대한 챙기겠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섬유의 지난해 대미 수출은 23억달러, 수입은 2억4,000만달러로 한국이 20억달러 가량 상품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 비해 농업 부문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22억달러, 대미 수출은 2억8,000만달러여서 19억달러쯤 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미측의 협상전략은 우리측 대응방향을 놓고 제조업계와 농업계간 극심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다른 한쪽이 피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협상단 책임론도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 협상단은 본협상을 앞둔 예비협의에서 협상 분과를 나눌 때 미측에 섬유를 별도로 분리할 것을 요구, 관철시킨 바 있다. 김종훈 수석대표 등은 이를 큰 수확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9/03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