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2003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이 7조원을 넘어서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분기배당ㆍ중간배당ㆍ자사주 매입소각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줄을 잇고 지배구조개선 등 경영투명성 확보 노력을 가속화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등 주주중시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무려 416개의 상장ㆍ등록기업이 무더기로 주주총회를 개최함에 따라 2003회계연도 주총 시즌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주총이 예정된 12월 결산 상장ㆍ등록법인 전체 1,385개사 중 이날 현재 756개사가 주총을 마쳤다. 특히 거래소 상장기업의 경우 72.2%인 401개사가 주총을 끝내 주총 시즌은 파장분위기다.
올 주총 결과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주중시 경영 확산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배당을 예고한 305개 상장기업의 배당금 총액은 6조7,585억원으로 전년 전체기업의 배당금 5조8,846억원보다 14.8% 늘어났다. 전체 기업의 배당금이 확정될 경우 배당금액은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총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19.12%에서 23.33%로 높아져 사상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나간 이익에 대한 배분 뿐 아니라 앞으로 주주이익을 확대하는 정책도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12월 결산 법인 가운데 정관 변경사항을 공시한 65개사가 분기배당제도를 신설했고 연 1회에 한해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 기업도 17개사가 추가됐다. 또 주주보호를 위해 주식소각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줄을 이었다.
이와 함께 소버린자산운용과 힘겨운 싸움을 벌인 SK㈜의 경우처럼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경영 노력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배당확대ㆍ지배구조개선 등 주주우선 정책은 주식보유 비중이 대폭 늘어난 외국인투자가와 집단화된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주주중시 경영이 확대되며 올 주총은 일부기업에서 경영진과 소액주주간 고성이 오가고 표 대결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큰 무리 없이 끝난 것으로 평가됐다.
김영배 경영자총연합회 부회장은 “올해 주총이 예년에 비해 무난히 끝이 났다”며 “예년과 달리 기업들이 주주중시경영에 있어 상당히 변모된 모습을 보인 점은 투명경영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