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 것과 우리 것/류시열 제일은행장(로터리)

요즈음 언론매체에는 행락철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과 북한 식량위기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그런데 과소생산으로 인한 북한의 고질적인 식량난과 과다리용에 의한 우리의 환경문제는 언뜻 상호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자원 또는 재산의 「공유」라는 동일한 문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북한 식량난은 가뭄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경제체제에 더 큰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사유재산권 불인정은 인간의 「내 것」에 대한 소유본능에 반하는 것으로서 구성원들 각자가 생산증대나 투자효율 제고 등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지속적·체계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이 정착될 수 없다. 구공산권국가들의 몰락이 경제 전반의 비효율이 누적돼 비롯된 반면 중국은 개방화·사유화를 통하여 식량문제 해결은 물론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 한편 재산의 사적 소유를 기본으로 하는 시장경제체제하에서도 깨끗한 공기와 자연환경, 바다 등 모두가 공유하는 것들이 적지 않고 공유에서 야기되는 자원의 과다사용(overuse) 또는 과다착취(over­exploitation)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컨대 일정 해역에서 너무 많은 어선들이 어로행위를 하게 되면 과다착취의 결과 어족자원의 고갈을 초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 척의 어선이 새로 참여함으로써 가중되는 어족고갈이라는 비용은 다른 모든 어선들과 공동 분담하는 반면 어획이득은 모두 자신의 것이므로 이득이 비용을 상회하게 되어 신규 참여할 유인을 갖게 되고, 다른 배들도 이러한 이유로 계속 모여들게 되어 어족자원 고갈이 가속화된다. 마찬가지로 매연배출에 의한 공기오염이나 행락지 쓰레기오염도 맑은 공기와 깨끗한 환경이라는 우리의 공유재산에 대한 과도한 사용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편익·비용 등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나 무엇보다도 공유재들이 공짜가 아닌 장기적으로 볼 때 비용이 반드시 수반되는 유가물이라는 인식이 절대로 필요하다. 우리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을 남용한 대가는 바로 우리 후손이 지불해야 하는 부담인 것이다. 실개천 하나를 보호하기 위하여 엄청난 행정력을 동원하고 자연훼손을 범죄 중의 가장 큰 죄로 여기는 선진국의 절제된 삶을 눈여겨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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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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