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의 외모 가꾸기 열풍은 이제 더 이상 낯선 현상이 아니다. 일부 젊은 남성들의 경우 옅은 화장으로 잡티를 가릴 정도로 자기표현이 대담해졌다. 지난 가을 병원을 찾은 시간강사 신모씨(35)도 이미지 관리를 위해 화장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화장은 좋은 인상을 깎아먹을 정도로 두텁고 진해 마치 연극무대에 선 배우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푸른빛이 도는 회색의 반점이 눈꺼풀에서 콧망울까지 넓게 번져있어 이를 숨기기 위해 오래 전부터 화장을 해 왔다는 것이었다. 오타모반의 색이 짙어질수록 화장도 점점 두꺼워졌던 것이다.
오타모반이란 오타라는 일본인 의사가 최초로 지칭한 큰 반점의 피부질환을 말한다. 신씨 경우처럼 회색을 띄는 얼룩이 눈 주위나 관자놀이, 이마, 콧망울 주위에 넓게 퍼져 나타난다. 심할 경우 눈의 흰자위, 코점막, 입천장, 고막에도 생기며 얼굴의 왼쪽과 오른쪽에 고루 퍼지는 후천성 양측성 모반도 비교적 흔하다.
주로 유년기나 사춘기 전후에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여성의 경우 30대 이후에도 생긴다. 문제는 주로 얼굴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가 외모에 자신감을 잃고 소극적 내성적인 성향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대인 기피증까지 생겨 사회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성인이 되어 생기는 오타모반을 기미와 오해하기 쉬운데 이를 방치했다가는 후일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기미는 자외선을 피하거나 비타민C 섭취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진정효과를 볼 수 있지만 오타모반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짙어지기만 하기 때문이다. 피부 가장 깊은 층에 자리하기 때문에 색소침착이 심해질수록 치료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오타모반 제거에는 피부 깊숙이 레이저 빛을 쏠 수 있는 엔디야그 레이저나 알렉산드라이트 등이 활용된다. 피부 손상 없이 색소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5~10회 반복적인 시술을 통해 치료 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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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석ㆍ의학박사ㆍ테마피부과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