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중국산 불량타이어가 판치는데…

올해 초 대전의 한 택시회사 기사들은 자칫 인명피해까지 날 뻔했던 아찔한 사고를 연거푸 겪어야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타이어가 브레이크를 밟아도 제동력을 발휘하지 못해 다른 차량과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 바람에 기사들과 상대방 운전자까지 부상을 입었으며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타이어는 바로 중국에서 수입된 ‘짝퉁’ 제품이었다. 타이어 표면에는 국내외 유명 업체의 이름이 찍혀 있지만 알고 보니 중국 영세업체들이 제작한 불량품이었다. 요즘 시중에는 이 같은 불량제품들이 개당 2만~3만원의 싼값에 판매되면서 타이어 교체 수요가 많은 운송업체들을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중국산 짝퉁 타이어 중에는 마모도를 보여주는 한계선이 버젓이 남아 있지만 갑자기 옆면이 갈라지며 터져버리는 사례마저 보고되고 있다. 운전자도 모르는 채 불량 타이어를 장착한 택시나 트럭들이 버젓이 시내를 활주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결과를 상상하기 두려울 정도다. 송영기 한국타이어공업협회 이사는 “중국산 짝퉁 타이어가 택시와 화물운송 업계에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중국산 불량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는 그 순간부터 도로 위의 시한폭탄으로 변해버린다”고 경고했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하게 돌아가는데도 정작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야 수입 타이어에 대한 안전시험을 의무화해 ‘품질 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을 개정했다지만, 이 법은 내년 3월24일 이후 수입통관되는 물량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지금부터 6개월간 그저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업자들도 이 틈을 타서 짝퉁 제품들을 서둘러 대량으로 들여올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에 수입된 중국산 타이어만도 무려 128만8,000개에 달하며 하반기에도 그 이상의 물량이 국내에 유입될 전망이다. 이중 상당량이 짝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타이어 업계의 우려다. 정부는 법령 시행 전에라도 국내에 유통될 짝퉁 제품을 막기 위한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당장 유통경로를 철저히 조사하고 이미 수입된 짝퉁 타이어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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