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양국이 건축사와 엔지니어(기술사) 자격증을 상호인정키로 사실상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측이 건축사, 기술사와 함께 한의사 시장 개방도 공식요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미측은 또 한미FTA 협상 연장론을 일축하며 “3월 말 무역촉진권한(TPA) 만료 전에 고품질(높은 수준의 개방)의 FTA를 맺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6차협상 첫날인 15일 서비스 분과협상에서 건축사와 기술사, 한의사 자격 상호인증을 공식 요구했다고 한국 협상단이 밝혔다. 우리측도 미측에 의사ㆍ간호사 등 보건의료직과 수의사를 포함, 건축사, 기술사 자격 상호인증을 요구해 양국간 건축사와 기술사 자격 상호인증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미측의 한의사 시장 개방요구에 대해 한의사 및 한의대생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미국의 침구사와 한의사는 제도차이가 크고 직무 및 질적 격차도 커 우리측이 강력 거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역구제, 자동차, 의약품 협상은 공식 협상일정에서 빠졌지만 양국 수석대표간 협의는 계속됐다. 양측 대표는 공히 6차협상 마지막날인 19일 무역구제와 자동차ㆍ의약품 빅딜에 관한 진전된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미측은 우체국보험에 대해선 민간보험사 수준의 감독을 요구했다.
6차협상의 핵심인 농업과 섬유와 관련, 16일 미측은 농산물 민감품목의 관세철폐를 구체적으로 요구할 계획이지만 쌀 시장 개방은 이번엔 거론치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섬유에서는 양국 차관보급 고위회담이 16일 열리고 17~18일에는 실무협의가 개최된다.
한편 웬디 커틀러 한미FTA 미측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월 말 TPA 만료전에 성공적이고 균형잡힌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며 “시한 내 협상타결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틀러 대표는 “포괄적이고 고품질의 FTA 협정을 맺는 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며 “앞으로 양국 정부 고위급간 만남도 잦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도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논의 진전위해 최대한의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TPA 연장 가능성에 따른 협상기한 연장에 대해 커틀러 대표는 “미 행정부 차원에서 아직 TPA 연장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TPA 연장 문제는 불확실성이 많아 현 시한에 맞춰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측은 한미FTA 협상의 타결을 위해선 뼛조각 쇠고기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커틀러 대표는 “미국 쇠고기에 대해 완전한 재개방이 필요하다” 며 “이 문제의 해결이 FTA를 현실화(타결)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FTA협상과는 별도로 향후 미국산 쇠고기 위생ㆍ검역에 대한 기술협의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