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2일부터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 이용 수수료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인터넷뱅킹 이용자들은 어떤 서비스가 더 저렴한지 ‘계산’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뱅킹 수수료 ‘연 4,400원’이 금액상으로는 크지 않을지 모르지만 단순히 인터넷뱅킹으로 잔액조회만 하는 경우에는 은행 ARS(음성자동응답시스템)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마저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달에 한 건 이상 다른 은행으로 ‘계좌이체(송금)’를 하는 이용자라면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편이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은행별로 송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인터넷뱅킹 계좌이체 수수료는 건 당 500~600원으로 은행 창구나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때에 비해 수수료가 적게는 200원에서 많게는 3,000원 이상 싸고 전화를 이용한 폰뱅킹에 비해서도 20% 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주로 예금잔액ㆍ환율정보 등 조회기능만을 사용해왔다면 굳이 수수료를 물고 인터넷뱅킹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반대로 수수료를 내고 인터넷뱅킹을 계속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용자라면 아무래도 비용이 들어간 만큼 활용빈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은행권은 공인인증서 이용 수수료 부과를 계기로 인터넷뱅킹 이용자 그룹이 한 차례 정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용자 감소가 예상되지만 길게 보면 이용빈도가 높아지고 은행 수익에도 기여하는 알짜 고객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스템 구축에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료화 이전 인터넷뱅킹 가입을=득실을 따져본 후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유료화 이전에 미리 인터넷뱅킹에 가입하거나 이미 이용하고 있다면 쓰고 있는 공인인증서를 해지한 후 재발급을 받는 게 좋다.
지금 새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으면 유효기간(1년) 동안은 수수료를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뱅킹 가입자 감소할 듯=지난 3월 말 현재 인터넷뱅킹 등록자는 2,291만명으로 1ㆍ4분기에 15만명이 늘어났다. 지난해 분기당 평균 100만명 안팎 늘어난 데 비해 증가세가 급속히 둔화된 것은 가입자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공인인증서마저 유료화하면 단기적으로는 인터넷뱅킹 가입자가 급격히 줄어들 수도 있다. 가입해놓고 거의 이용하지 않았거나 정보를 조회하는 단순용도로 이용했던 사람들은 공인인증서 유효기간이 끝나는 대로 속속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뱅킹 활용도가 높은 이용자들은 어차피 득실을 따져 수수료를 감내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도 수수료를 내고 남아 있는 이용자들을 위해 업그레이드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준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