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뮤추얼펀드 성공의 조건

증시를 활성화방안의 하나로 도입된 뮤추얼펀드가 성공적인 출발을 한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최근의 증시활황세에 뮤추얼펀드가 큰 몫을 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과열조짐에 대한 우려가 없지않지만 인기가 시들하다는 평가보다는 백번 낫다. 그러나 출발은 좋았지만 과연 앞으로 제대로 정착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것같다. 투자자보호에 여기저기서 허점이 드러나고 있는데다 증권당국의 대응도 뒷북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당국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동안 논란을 일으킨 뮤추얼펀드의 주식매매차익에 대한 과세여부와 관련,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은 늦었으나 타당한 결정이라고 본다. 투자자 입장에서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주식형펀드의 매매이익에는 비과세하면서 뮤추얼펀드에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이제 남은 일은 관련법규의 개정을 서두르는 것이다. 그러나 뮤추얼펀드의 상장요건을 둘러싼 마찰은 하루빨리 해결돼야 할 사안이다. 당분간 중도환매가 안되는 폐쇄형 뮤추얼펀드만 허용한 당국이 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상장을 허용키로 했으면 방법상의 문제를 놓고 지나치게 경직된 자세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뮤추얼펀드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중 어디에 상장하는 것이 좋은지는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상장을 사실상 어렵게 하거나 상장되더라도 뮤추얼펀드를 만기전에 언제라도 파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불합리는 없어야 할 것이다. 모든 증권상품은 기본적으로 언제라도 팔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시장기반이 넓어질 수 있다. 그러려면 아예 중도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뮤추얼펀드의 허용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할만 하다. 정부의 정책대응도 늦었지만 업계의 지나친 이기주의도 뮤추얼펀드의 정착에 걸림돌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펀드운영 이익금에 대해 기본적인 운영보수외에 추가로 지나치게 높은 성과보수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은 시정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런 무리한 요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투자자들의 지나치고 성급한 기대도 금물이다. 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은행예금 금리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몰려들고 있는 사정은 이해가 되지만 최악의 경우 원금도 날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신중히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증시의 총아로 부상한 뮤추얼 펀드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당국과 업계, 투자자 모두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