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술인력이 성장동력이다] <3>산학협력으로 맞춤인력 양성

한양대 안산캠퍼스 부지 25%에 산학연단지 조성<br>외부강사진 적극 초빙 현장 적응력도 높여<br>기술개발서 연구인력까지 '원스톱' 지원 추진<br>국내大93% '산학협력단' 보유 활성화 추세

한양대 안산캠퍼스의 대학구역 및 학연산 클러스터 조감도. 학연산클러스터 교육지원센터가 다음달 문을 여는 등 올해와 내년에 걸쳐 기업 및 공공연구소의 입주가 완료되면 안산캠퍼스는 국내 최대의 학연산클러스터가 된다.


경기도 안산 소재의 한양대 안산캠퍼스 3~4학년 학생 522명은 지난해 한국표준협회에서 실시한 ‘6시그마’인증시험에 응시, 4단계 중 1단계인 ‘그린벨트(GB)’자격증을 따냈다. 6시그마는 제품 100만개중 불량품을 3~4개로 줄이자는 품질개선 운동이다. 이 학교의 산학협력 사업인 ‘학연산 클러스터 교육프로그램’이수를 위해 공통소양과목인 ‘6시그마’ 강좌를 들은 덕택이다. 한양대는 현재 한국표준협회 전문강사를 겸임교수로 초빙,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강의를 들은 학생을 채용한 기업들도 재교육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고 호평하고 있다. 올해 68명 졸업생의 취업률도 자그마치 94%. 일류대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학문과 연구, 산업체가 융합한 학연산 클러스터 교육프로그램은 한양대가 실무중심형 맞춤식 교육을 위해 지난 2003년부터 개설한 산학협력 사업으로 현재 2~4학년 1,8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선택토록 하기 위해 현장형, 연구개발(R&D)중심형, 창업중심형 등 3가지의 교육내용으로 구성되며 ▦기계시스템 ▦IT 및 전자부품 등 8가지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6시그마와 산업디자인, 경영학 등 공통소양과목과 필수과목, 현장실습으로 짜여져 있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에만 140명이 교내외 기업으로 현장실습을 나갈 예정이다.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이 강의에는 비(非)한양대 교수진도 함께 참여한다. 현재 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표준협회에서 나온 겸임ㆍ연구교수는 17명. 학교측은 향후 200명까지 외부 강사진을 확충, 다양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한양대 안산캠퍼스는 이미 대학ㆍ연구소의 교육 및 연구활동과 기업의 실무가 융합된 학연산(學硏産) 클러스터 단지 조성을 위해 전체 40만평의 캠퍼스부지 중 10만평을 할애했다. 한양대가 지난 97년부터 조성하고 있는 이 클러스터 단지에는 현재 100여개의 중소ㆍ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는 경기테크노파크ㆍ창업보육센터와 함께 LG이노텍ㆍ마이크론 연구센터가 들어왔고 국가 연구기관인 산업기술시험원과 생산기술연구원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 등 해외의 유수 연구기관도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연구소가 2006년까지 모두 채워지면 한양대 안산캠퍼스에는 국내외 1,000여명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함께하게 된다. 캠퍼스 입구 근처 게스트하우스(호텔) 공사도 마무리단계에 있다. 대학 방문자들이 학교 안에서 숙소를 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양대는 앞으로도 클러스터 구역을 지속적으로 확장, 대학 구역과 비슷한 30만평까지 늘여나간다는 복안이다. 김우승 한양대 산학협력실장은 “대학과 입주기업ㆍ연구소는 상호 협조하는 관계”라며 “입주기업 연구원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처럼 학생과 교수가 입주기업이나 연구소에서 공동연구하는 것도 일상화돼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안산캠퍼스는 또 지역의 허브역할을 톡톡히 한다. 한양대의 연구성과가 캠퍼스 구역을 넘어 반월ㆍ시화공단 등 지역 산업계의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6,500여개 기업이 입주한 반월ㆍ시화단지가 5분 거리에 있는 데 이들 기업들에게 한양대는 가장 가깝고 유용한 협력파트너다. 안산캠퍼스가 문을 연 것 자체가 반월시화공단이 한창 조성되던 지난 79년으로 이들 대학과 공단은 함께 성장해온 셈이다. 이재성 학연산 클러스터사업단장은 “캠퍼스 안에서 대학ㆍ연구소ㆍ기업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고 있다”며 “한양대는 기업요구에 맞는 교육과 기술개발 연구인력공급 등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양대의 사례에서 보듯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한 기술인력양성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 상품화를 위한 연구실적과 질 좋은 장비를 구할 수 있고 대학으로서는 기술이전을 통한 가치창출과 함께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극심한 취업난에 신음하고 있는 대학들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2005년 2월 현재 기업 등과의 협력사업을 총괄하기 위한 별도법인으로‘산학협력단’을 가진 대학은 모두 333개로 국내 전체대학 숫자의 93%에 달한다. 다만 아직도 ▦조직문화의 차이 ▦대학의 실용적 연구역량에 대한 회의 ▦재원부족 등의 이유로 산학협력에 소극적인 대학이 적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평가다. 정진화 산업연구원(KIET) 신성장산업실장은 “역점분야를 연구개발(R&D)에 둘 것인지 산학협력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 향후 대학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며 “산학협력에는 당분간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학 스스로 해나갈 수 있게 시스템이 꾸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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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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