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물연대 파업/협상결렬 안팎] “공권력 투입” “파업 강행” 부산지부 ‘폭풍전야’

13일 새벽 총파업 강행을 결정한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마치 `폭풍전야`의 모습이다. 겉으로는 찬반 투표 뒤 해산한 조합원들이 오전까지 잠잠한 상태고, 경찰들도 부두 전역에 배치됐을 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 3시에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리는 노ㆍ정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화물연대는 대대적인 파업을 결행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광양항 부두 노조를 비롯해 관망세를 보이고있는 경인지부 등 진정 국면의 다른 화물연대 지부들도 동조파업 가능성이 높아 전국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인 셈이다. ◇부산지부, 긴장 고조=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2,100여명은 이날 새벽 3시30분께 부산대 학생회관에서의 농성을 풀고 해산했다. 이들은 이날 부산시내 모 처에서 다시 집결하기로 했으며, 장소는 지도부가 추후 통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은 각 지부별로 휴대폰 등 비상연락망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는 등 긴밀하게 움직이는 한편 정부의 공권력 투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합원들은 특히 이날 오후 3시 운송노조 집행부와 정부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앞으로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부산지부 지도부의 투쟁 지침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항만 기능 완전마비=나흘째 계속되는 파업으로 부산항과 광양항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부산항의 경우 컨테이너 반 출입 차질로 터미널 야적장의 장치율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본선하역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전일 오후 5시까지 부산항 8개 컨테이너부두의 화물 반출입량은 20피트 컨테이너 3,902개에 그쳐 평소의 17.6%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두내 야적장 장치율도 평균 81%를 웃돌고 있으며, 일반부두인 3부두와 4부두는 장치율이 158%와 101%에 달해 13일부터 하역작업이 전면중단 되고 있다. 광양항 역시 컨테이너부두 화물 반출입량이 4.7%로 줄어드는 등 물동량이 갈수록 급감하고 있다. 특히 우려했던 기항 포기 사례도 발생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진해운이 대형선사로는 처음으로 14일 부산항 입항예정인 바이칼세나토호의 기항지를 중국 상하이로 옮겼고, 현대상선도 부산항 부두 야적장 장치율이 계속 올라가 컨테이너 화물을 내리기 어렵게 되면 기항지를 옮길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른 지역 동조 움직임=부산지부의 전격적인 총파업 결행으로 진정국면에 접어든 다른 지역의 화물연대가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광양의 경우 12일 해산한 광주ㆍ전남지부 소속 200여 조합원들이 이날 다시 200여대의 차량을 부두 배후도로 가에 세워둔 채 시위를 벌이며 동조 파업에 가담했다. 서산쪽의 충청지부는 한보철강과 운송비 인상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300여대의 차량을 회사 정문에 대기중이다. 지금껏 별 움직임이 없었던 울산지역에서 동조파업이 발생해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울산시는 이날 울산지역의 대동통운과 국보, KTCT 소속으로 화물연대에 가입돼 있는 60여대의 차량이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운행을 중단하고 부산지부 화물연대 파업에 동조했다고 밝혔다. 이들 차량들은 주로 울산본항 6부두 울산컨테이너 터미널과 온산항 정일컨테이너 터미널 등지에 주차하고, 일부는 부산에서 동조파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분회는 협상 타결=한편 이 같은 동조파업과는 달리 당진분회와 경인지부는 운송비 인상 등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어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 그동안 알선 수수료율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온 당진분회와 환영철강은 이날 밤샘 협상 끝에 총 운송비 16.5% 인상에 합의했다. 경인지부 또한 삼성전자 물류대행사인 토로스물류측과 운송료 인상문제를 제외한 삼성전자 식당이용 편의 제공 등 3개항에 합의하는 한편 중앙교섭단의 최종협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집단행동을 포함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홍준석,부산=김진영기자 kj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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