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프로골퍼 '인센티브 후원제' 눈길

KTF, 김미현·이미나와 성적연계 연봉 계약… '몸값 거품빼기' 성격

홍석관(왼쪽부터) KTF 스포츠단 단장과 김미현, 이미나, 조영주 KTF 대표이사가 23일 잠실 KTF 사옥에서 후원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센티브 후원제도’가 골프선수 ‘몸값’ 책정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을까. 이동통신업체인 KTF가 23일 김미현(28)과 재계약, 이미나(24)와 신규 후원계약을 각각 체결하면서 ‘신개념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관심을 끌었다. 이번 인센티브 후원제도는 일종의 옵션 계약. 투어 대회에서 우승이나 ‘톱5’, ‘톱10’ 입상 등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플러스(+) 점수, 컷 탈락 등 저조할 때는 마이너스(-) 점수를 부여한 뒤 연말에 한 해 동안의 포인트를 집계해 이듬해의 연봉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계약과 동시에 수억 원의 연봉을 지급하던 기존 계약과 달리 내년 투어 활동에 필요한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2007년 연봉부터 이전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책정하는 것이다. 연봉과 별도로 우승 등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지급하는 부분적 인센티브 제도는 보편화됐지만 성적으로 연봉 자체를 책정하는 방식이 프로골퍼 후원 계약에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계약 연장을 한 김미현은 양측 합의에 따라 계약금액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3년간 우승이 없었던 점을 감안해 지난 2002년 계약 때의 연봉(10억원)보다 크게 삭감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KTF측은 인센티브 계약으로 성적에 따라 3년간 총 연봉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나 역시 인센티브 계약이며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은 계약 방식 도입은 최근 수년간 골프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 따른 후원기업의 ‘거품 빼기’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박세리 등장 이후 신인급 선수도 억대 계약을 잇달아 터뜨리면서 업체의 부담이 커진 것. 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선수가 30명을 넘는 등 희소성 감소로 지원금액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풀이도 있다. 박세리ㆍ박희정ㆍ강지민ㆍ배경은ㆍ이선화 등을 지원하는 CJ 등 다른 기업체들도 KTF의 인센티브 제도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센티브 제도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의욕을 높여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자칫 ‘상금 사냥’에만 몰두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편 김미현은 이날 앞으로 3년간 계약을 연장, 9년간 KTF 로고를 달고 필드를 누비게 됐다. LPGA 통산 5승을 거둔 김미현은 “상위권에는 자주 들었지만 우승이 없어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겨울 동안 훈련에만 전념해 제2의 전성기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2002년 국내무대 상금왕, 신인왕 등을 휩쓴 이미나도 3년간 후원을 보장 받으며 고단했던 ‘무적(無籍)’ 투어생활을 청산했다. 올해 LPGA투어에서 캐나다여자오픈 우승과 2차례 준우승 등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미나는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의욕을 가지고 투어에 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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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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