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 성능도 담는다/삼성전자철학·예술혼 입체적 실현/LG전자친근감·기능성 고루 배분/대우전자「탱크주의」에 디자인 접목『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며 「지적재산」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시대다. 올해를 디자인 혁명의 해로 정해 디장인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총집결하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는 21세기에는 디자인이 기업경영의 최후 승부처가 될 것이란 판단 때문. 이후 삼성 전계열사는 디자인경영을 최고의 경영모토로 설정했다.
이같은 경향이 확산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로 대표되는 국내 전자3사는 디자인 전략에 한방울의 땀이라도 더 보태려 하고 있다. 디자인을 제품외관이나 색깔만을 다루는 영역으로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차별화된 기능이나 품질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매체로 보고 있다. 경쟁사간 제품기술력과 성능이 비슷해지면서 차별화의 열쇠를 디자인에서 구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자3사가 내세운 디자인전략의 요체는 기업이미지와 철학을 디자인에 담아 내겠다는 것.
삼성전자(대표 윤종룡)는 지난해부터 「디자인 혁명」을 추진해오면서 「철학과 혼」이 깃든 삼성 고유의 디자인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용자로부터 출발하여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을 만든다는 것. 삼성은 석굴암에서 배운 인간중심정신을 「스마트 앤 소프트」개념으로 만들어 ▲새로운 양식을 창출하는 ▲사용환경, 자연환경이 고려된 ▲사용자와의 교감이 이루어진는 ▲사용자의 기대수준을 뛰어넘는 디자인을 실현키로 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사랑받는 LG」이미지를 디자인을 통해 창조한다는 전략으로 「생활문화를 창조하는 스페셜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디자인에 부여했다. 「인간과 친근한」제품의 첫출발을 디자인에서 구하겠다는 것. LG만의 독창성과 순수성을 「쉽고 편리한」디자인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LG는 이를 위해 사용목적에 적합한 기능, 사용에 편리한 디자인, 환경과의 조화, 고객의 문화적 가치를 반영해 예술적 개념을 제품개념에 접목한다는 것이다.
「탱크주의에 입각한 디자인 휴머니티 추구」를 디자인 전략으로 삼은 대우전자(대표 배순훈)는 다가오는 21세기를 고도의 정보사회와 감성사회가 공존하는 세계로 보고 이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했다.
대우의 디자인 개념은 「공격적 디자인」과 「근거있는 디자인」으로 집약된다. 소비자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공격적이라면 사용자 위주로 만들겠다는 것이 근거있는 디자인의 의미. 소비자의 감성까지 고려한 친근감을 주는 디자인, 환경중시 디자인으로 미래형 제품컨셉을 디자인에서 구현하겠다는 것이다.<박형준>
◎성공사례/바이오닉스 황현배 사장/볼륨·휴대 간편/피부미용기 개발/94년 매출 2억서/작년엔 7억
피부미용기업체인 바이오닉스 황현배 사장(36)은 산업디자인 개발로 성공한 중소기업인이다. 황사장은 원적외선방사기능을 갖춘 피부미용기 「뷰리」로 지난 94년 「미국LA국제신기술발명품전시회」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 국내외 발명품대회에서 다수 수상했다.
이에 힘입어 황사장은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과 수출상담에 의욕적으로 나섰으나 제품디자인이 조잡하고 포장도 제품이미지와 동떨어지며 휴대하기엔 부피가 커 애를 먹었다.
그러나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 지도로 좁고 길면서도 볼륨감이 있으며 휴대하기 간편한 신제품을 내놓아 GD(Good Design:우수산업디자인)마크를 획득한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뷰리 판매실적만 94년 2억원에서 지난해 태국 호주 중국 등에 대한 수출 2억원을 포함, 총 7억원으로 급증했다.
황사장은 『국내 피부미용기 시장의 80% 이상을 외제가 장악하고 있으나 색상과 모양 뿐만 아니라 충전과 사용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개발로 수입품을 지속적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광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