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원가공개 논란 재연 조짐

수도권이어 지방 분양가도 고공행진


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싸고 최근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논란이 다시 가열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분양시장이 호조를 띠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지역별 최고분양가를 경신하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땅값이 크게 뛴데다 아파트의 대형화, 고급화 추세까지 맞물려 빚어지는 현상이지만 높은 분양가는 주변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자칫 현재 강남권에만 국한된 집값폭등이 전국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양원가를 공개한다 해도 치솟는 분양가는 잡을 수 없으며 오히려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못말리는 분양가 고공행진=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광주광역시 운암동에서 이날부터 청약을 접수하는 ‘운암산 아이파크’의 52평형 최고층 평당 분양가는 739만원에 달한다. 지난 3월 SK건설이 이 지역 최초로 평당 분양가를 500만원으로 책정한지 불과 3개월만에 분양가를 평당 200만원이나 올려놓은 것이다. 광주 아파트의 분양가는 2002년 초만해도 평당 300만원대가 최고였다. 분양가가 치솟는 곳은 광주만이 아니다. 창원에서 시행사 ㈜도시와사람이 분양하는 초고층 오피스텔 ‘더 시티7’의 90평형과 103평형의 분양가는 평당 995만원, 999만원으로 각각 정해졌다. 지난해 9월 대한주택공사가 공급한 반송주공 재건축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600만~7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뛴 것이다. 대전 대덕 테크노밸리에서 최근 공급된 ‘우림 루미아트’와 ‘한화 꿈에그린’의 분양가도 630만~680만원 수준으로 2003년 6월 같은 지역에 분양한 아파트보다 평당 200만원 정도나 올랐다. 땅값이 그간 2배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에 동문건설이 용인 동천동에서 분양한 ‘수지동천 6차 동문 굿모닝힐’의 로열층 가구의 평당 분양가는 1,097만원으로 용인지역에서 최초로 1,000만원을 돌파했다. ◇원가 공개하면 분양가 상승 잡힐까=이처럼 분양가가 지역에 관계 없이 크게 뛰어 집값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분양원가 공개 논의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한나라당 이혜훈 제4정조위원장은 최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에 대해 분양원가를 전면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양 원가가 공개되면 건설사가 분양가 책정에 부담을 느껴 분양가를 다소 낮출 수 있지만 땅값이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대표는 “최근 분양가가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땅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원가를 공개한다 해도 분양가를 낮출 여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공급 위축으로 이어져 아파트값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분양원가가 공개되면 건설사들이 아파트 건설을 기피해 공급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또 공개된다 해도 그 비용이 적당할지 검증할 방법이 없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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