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영화가에 액션 외화와 한국 공포영화가 격돌하고 있다.
2주전 주말 박스 오피스에서는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이 1위에 올랐지만 지난 주말에는 윌 스미스 주연의 `나쁜 녀석들`이 1위를 차지했다는 게 대형 배급사들의 약식 집계기록.
현재 상영 중인 액션 외화는 `터미네이터``툼레이더2-판도라의 상자``나쁜녀석들2` 등이 있고 `젠틀맨리그`(14일) `네스트`(14일) `위험한 사돈`(22일)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맞서는 한국 공포영화는 `…여우계단``4인용식탁`과 14일 개봉 예정인 `거울속으로`를 꼽을 수 있다.
막대한 제작비와 상상력, 통쾌한 액션으로 대변되는 여름 액션물의 경우 할리우드의 물량 공세에 국내 역량이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 `블록 버스터`를 표방한 몇 편의 국내 액션영화가 개봉된 적은 있으나 상상력 부족으로 관객의 호응을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따라서 국내 여름 영화로는 중형급 제작비에 참신한 기획력으로 진행 가능한 공포 영화가 제격이라는 게 국내 제작진들의 설명이다. `…여우계단`의 경우도 국내영화 중에서도 적은 편인 약 20억원의 제작비를 들였을 뿐이지만 흥행 코드를 적절히 읽은 기획력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 공포 영화가 할리우드의 물량 공세에 맞서 어느 정도 선전을 거둘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중 개봉을 앞둔 영화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젠틀맨리그=숀 코너리가 주연으로 나선 `젠틀맨리그`는 `상상력의 승리`라 부를 만한 SF액션이다. 약 1억1,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편. 19세기 말을 배경으로 `20세기급 신무기`를 지닌 악당과 소설 속의 인물들이 한 판 대결을 벌인다. 뱀파이어, 투명인간, 지킬박사, 노틸러스 호의 선장 네모, 불사신 도리안, 리더 격인 앨런, 미국출신 톰 소여 등 한번쯤은 들어봤을 소설 속 주인공들이 작품을 누빈다.
■네스트=`택시``늑대의 후예들`의 특수효과팀이 참여한 프랑스 산 액션영화다.
배경이 되는 공간이 좁고 대사도 많지 않은 가운데 상영시간 내내 총격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액션 장면이 꽤 잘 짜여 있고 스케일도 큰 편이다. `피아니스트`와 `왕의 춤` 등으로 알려진 브누아 마지멜 등이 등장한다.
■위험한 사돈=마이클 더글라스가 액션 스타로 나선 영화로 알버트 브룩스와의 콤비 연기가 돋보인다. CIA 비밀요원과 소심한 무좀 전문의가 사돈으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배경. 미국에서는 양가 젊은이의 결혼 과정에 초점을 맞춰 가족 영화로 개봉,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는 전언이다.
■거울속으로=여름 개봉 국내 공포 영화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 공포를 극대화하는 도구로 대칭형으로 피사체를 비추는 `거울`을 선택한다. 건축학도 출신 신예 김성호 감독의 잘 짜인 구성력이 돋보이는 편. 의문의 화재 사건 이후 재개장을 준비중인 한 백화점을 무대로 `거울`외에 공통점이 없는 연쇄살인사건을 풀어간다. 유지태 김명민 주연.
<김희원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