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리의 생활주변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고, 그리 낯설지 않게 인식되고 있는 단어를 말해보라고 한다면 그중 하나가 브랜드(Brand)라는 단어일 것이다. 특히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마케팅교수인 번슈미트(Bernd Schmitt) 박사는 밀레니엄시대 즉, 2000년대에 가장 두드러진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요소가 바로 브랜드라고 설명한다. 즉 소비자가 점점 더 개성화, 감성화 되는 경험적인 소비행동을 추구함에 따라 브랜드는 상품과 서비스의 선택기준을 초월해 사회적인 관계형성과 소속감을 부여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 CNN방송, 고질라(영화), 친구(영화), 추부깻잎, 오메가계란, 금메달수박, 임금님표쌀 등 세계 굴지의 회사에서 깻잎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브랜드화 되어가고 있다.
브랜드화 하지않으면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뒤떨어지게 되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시대가 도래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정보를 전달하는 다양한 매체의 성장으로 이제 지구촌 곳곳의 소식과 수많은 정보를 쉽게 언제 어디서나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텔레비전 앞에 온동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세상소식을 보고 듣던 때와 달리 이제는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비자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게 되었다.
또 기술격차 단축으로 제품간 또는 품질간 차이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요즘은 품질이 나빠서 오래 쓸 수 없는 제품보다는 싫증이 나거나 유행에 뒤떨어져서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누구나가 인정할 것이다.
제품 기술력이 기업간에 큰 차이가 없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이 변하고 있는 셈이다. 텔레비전을 구입할 때 예전에는 어떤 메이커를 구입하느냐가 10년의 선택을 좌우 했다면 지금은 품질, 가격, 성능, 디자인 등이 모두 비슷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어떤 브랜드를 구입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 한사람이 하루에 눈으로 보고, 듣고, 말하게 되는 브랜드의 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미국에서 조사된 결과를 보면 하루 평균 200여종의 브랜드와 접하게 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새로운 브랜드가 하루평균 약 500여개 이상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오랜 세월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는 그리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기업의 자산가치를 증대시켜 주는 성공적인 브랜드, 소비자로부터 사랑받고 선택되어지는 강력한 브랜드를 개발하고 보유하는 문제가 기업들에게 놓여진 생존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올해의 `히트상품`보다는 올해의 `히트브랜드`로 선정되고자 앞다투어 노력하는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결국 브랜드가 기업의 자산가치를 높여 줄 수 있는 효자라는 판단에서 브랜드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브랜드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활동은 생존전략 차원에서 접근되고 있다.
동네 수퍼에 가서 “라면 하나만 주세요”하면 S라면이든 L라면이든 두개 중에 아무거나 집어주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같은 행동을 한다면 수퍼의 주인이나 점원한테 면박을 받기 십상이다. 현재 수퍼에 나와있는 라면 브랜드는 무려 70여종이나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라면을 제조하는 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실무자들도 현재 자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라면의 브랜드를 모두 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제는 브랜드를 모르면 동네 수퍼에서 제품을 구입할 수도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소비자들이 기술력이나 가격 보다는 브랜드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브랜드 개발과 관리는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소기업들도 해외에서 들어오는 제품들과 경쟁하고 해외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고유브랜드 개발에 나서야 한다.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해 브랜드 개발에 나서기 보다는 순익의 일정 퍼센트를 브랜드 관리와 인력양성에 할당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