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건설,신바람을 일으키자 2부]<5>소프트웨어가 힘이다<br>건설 세일즈외교 '선택 아닌 필수'

기술개발 못지않게 프로젝트 관리·정보망 구축필요<br>과거처럼 기술력만 믿고 수주던 뛰어들다간 낭패<br>국가차원 전문가양성등 수출 드라이브정책 마련을

[해외건설,신바람을 일으키자 2부]소프트웨어가 힘이다건설 세일즈외교 '선택 아닌 필수' 기술개발 못지않게 프로젝트 관리·정보망 구축필요과거처럼 기술력만 믿고 수주던 뛰어들다간 낭패국가차원 전문가양성등 수출 드라이브정책 마련을 • [인터뷰] 파슨스 브링커호프 한국지사 김찬중 대표 • 글로벌 건설사 M&A 열풍 • 1부 : 해외건설 활로가 뚫린다 오일 달러가 움직인다 제2의 엘도라도가 뜬다 • 2부 : 해외건설 진흥책을 찾아라 금융이 관건이다 수주경쟁력의 해법을 찾자 일본의 JGC와 지오다는 세계 플랜트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는 업체들이다. 이들 업체가 세계 플랜트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게 된 요인은 여러 가지다. 그러나 상당수 건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건설 세일즈 외교’를 가장 중요한 성장 동인으로 꼽는다. 일본은 주요 LNG 수입 국가 중 하나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점을 활용, 중동과 동남아시아로부터 LNG를 수입할 때마다 자국 건설업체의 발주 참여를 요구했다. 즉 LNG 수출 국가들이 플랜트 공사를 발주할 경우 JGC와 지오다 등을 메인 회사로 끼워주도록 지원사격을 한 것. 결과적으로 이들 업체는 잦은 수주 기회를 통해 기술을 습득했고, 현재는 세계 플랜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조재덕 대우건설 기획팀 부장은 “기술개발 등 하드웨어 못 지 않게 PM(프로젝트 관리ㆍProject Management), 건설 세일즈 외교, 해외건설 정보망 구축 등 소프트웨어에서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앞으로 해외건설시장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가 힘인 시대가 목전에 온 것이다. ◇소프트웨어 요구하는 해외건설시장=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의 사업 현장은 400여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흑자를 내는 사업장은 드물다. 이 같은 사정으로 ‘해외 공사=적자’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S사의 해외건설 임원은 “최근 상당수 공사는 뒤로 밑지는 장사나 다름없다”면서 “이는 양적, 물적 위주의 수주 전략이 만들어 낸 산물”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외건설시장은 빠르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시공 및 기술능력은 기본이고, 공정관리ㆍ설계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 스톱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설계와 시공을 일괄 방식(턴키 혹은 EPC)으로 발주하는 사업이 증가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앞으로는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외에 소프트웨어 역시 공사 수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는 작게는 기획ㆍ설계ㆍ입찰ㆍ공정 및 사업관리 등을 말하며, 넓게는 해외 정보망 구축, 건설 세일즈 외교, 전략적 제휴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의 이영환 연구원은 “최근 들어 고도의 사업 관리 및 금융조달 능력을 요구하는 발주처가 늘고 있다“며 “과거처럼 기술력만 믿고 수주전에 뛰어들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35년간에 걸쳐 해외건설시장에서 구축된 국내 건설업체들의 지명도ㆍ경험은 무력화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설, 비건설 소프트웨어 모두 낙후=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의 건설기술 수준은 선진국 기업을 100%으로 했을 때 67%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기획, 설계, 입찰, 공정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낙후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다. 비 건설 분야의 소프트웨어 역시 사정은 좋지 않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데다 정부 차원의 건설 세일즈 외교 역시 빈약하다. 특히 국내 건설업체간 정보 교환의 장도 마련돼 있지 않으며, 해외 건설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기술 습득도 초보 단계다. 대한주택공사 전략기획팀의 박석 단장은 “베트남 주택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에서 전문가를 찾아봤지만 헛수고를 했다”며 “국내에서 돌고 있는 정보 역시 옛날 것으로 참고 자료로 사용키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외건설시장 개척 지원獰汰?지난 2003년부터 시작됐을 정보도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현재 국내 건설업체의 소프트웨어 수준은 건설, 비건설 분야 모두에서 ‘학점 미달’ 상태에 있는 셈이다. ◇건설 수출 드라이브 정책 마련해야= 소프트웨어 강화는 수익성 있는 건설공사 수주와 직결된다. 이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해외건설시장에서 국내 건설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해외건설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은 지금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차원의 건설 세일즈 외교가 그 것으로 러시아의 동 시베리아 송유관 건설이 대표적 사례다. 총 연장 4,000km의 이 송유관 건설은 일본 정부의 물밑 외교에 힘입어 최근 일본 건설업체의 입찰이 기정 사실화된 상태다. 각국의 고속철도 발주시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국의 기술을 선전하고, 직ㆍ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건설 세일즈 외교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이복남 연구원은 “해외건설시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조사 및 건설 세일즈 외교, 글로벌 건설 전문가 양성 등 건설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마련해야 된다”며 “우리에게 해외건설시장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4-08-1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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