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가 '강달러 지속' 베팅

연준 긴축 행보 느려지며 단기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주요국 통화정책 디커플링에 달러화 가치 장기 상승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동결로 미 달러화 가치 상승세가 잠시 멈추면서 추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디커플링(비동조화)으로 달러화 가치가 장기적으로 상승하겠지만 단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월스트리트저널(WSJ)달러인덱스는 88.42로 전 거래일보다 0.6% 상승하며 지난 10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와 엔화 대비 각각 1%, 0.42% 올랐다. 제프리 래커(리치먼드), 제임스 불러드(세인트루이스), 존 윌리엄스(샌프란시스코) 등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일제히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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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는 대신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과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미 경제도 타격을 받으면서 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실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18일 달러화 상승에 베팅한 선물계약 규모는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유로화 약세 베팅 규모도 올해 초 300억달러에서 최근 100억달러로 급감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오카자와 사토시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전망되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뒤로 미뤄질 수도 있어 투자가들이 달러화를 팔기도, 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전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달러 강세 지속에 베팅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통화가치 하락을 위해 조만간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10대 선진국 통화가중지수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엔화와 유로화 가치는 각각 6.8%, 3.4%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ECB가 내년 9월 말까지 매달 600억유로를 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부진 때문에 양적완화 규모와 시한을 늘릴 것"이라며 "1년 내 유로·달러 환율이 6~10%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때는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15%가량 오른 뒤 오는 2017년까지 20% 이상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 전문가 조사에서도 올해 말 달러·유로 환율 전망치는 평균 1.06으로 이전의 1.02보다 높아졌지만 현재 환율인 1.12 정도보다는 5%가량 낮은 수준이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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