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56으로 지켜서 우변쪽 백대마는 거의 수습된 모습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흑이 두터운 바둑이 되었다. 흑57, 59는 적절한 보강. "희한한 일입니다. 집이 많으면 두터움이 모자라고 두터우면 집이 모자라는 것이 보통인데 지금 흑은 집도 넉넉하고 두터움도 앞서 있어요."(목진석) "백이 너무 안일하게 두었기 때문이야. 우상귀의 흑진을 진작에 찌그러뜨리지 못한 것이 문제였어."(양재호) "더욱 딱한 것은 백이 시비를 걸어볼 곳이 도무지 없다는 점이에요."(목진석) 이세돌은 10분쯤 고심을 하다가 백60에 붙여 전단을 구했다. "그 동네는 흑의 배경이 튼튼한 지역인데 그런 곳에서 싸워 보았자 별로 좋은 결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양재호) 흑63은 최강수. 흑69까지는 외길수순이다. 여기서 한참(8분간) 망설이던 이세돌은 백70, 72를 결행했다. "변칙적인 수법입니다. 정상적으로 싸우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지요."(목진석) 정상적으로 싸우자면 참고도1의 백1로 쌍립을 서야 한다. 그러나 흑이 2로 점잖게 뛴 이후에 백의 진로가 영 마땅치가 않다. 백3 이하 7로 싸워나가야 하는데 흑이 A로 두는 수가 하변 방면에 선수가 된다는 점이 백으로서는 몹시 꺼림칙하다. 흑B의 젖힘수가 통렬하기 때문이다. "백72는 주문을 담은 수입니다. 흑을 유인한 수순인데 아마 박영훈이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목진석) 참고도2의 흑1로 모는 것은 백2 이하 6으로 흑이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