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집착을 버려라! 행복이 찾아온다

■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아잔 브라흐마 지음, 이레 펴냄


코끼리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나깨나 코끼리 생각으로 머리가 뜨거웠다. 그러다 차츰 깨달았다. 코끼리만 산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코끼리가 활보할 수 있는 넓은 마당과 풍족한 사료도 필요했다. 그에겐 돈이 필요했다. 코끼리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돈을 모아야 했다. 그는 부자가 되지 못했고 아직 코끼리를 사지 못했다. 이제 그가 원하는 건 바뀌었다. '코끼리를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으면.' 한 남자가 매운 고추를 끊임없이 먹고 있다. 그의 얼굴은 충혈됐고 눈에는 눈물이 그득했다. 지나가던 사람이 매운 고추를 계속 먹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고통스런 얼굴로 대답했다. "혹시 단맛이 나는 고추가 있을지도 모르잖소." 책의 서두에는 두 가지 짧은 이야기가 등장한다. 첫 번째 이야기의 가르침은 짧지만 강렬하다.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삶이 힘든 게 아니다. 원하는 마음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고통이 시작된다." 두 번째 이야기는 행복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마치 매운 고추를 먹으며 단 맛을 찾는 사람처럼 행복을 엉뚱한 데서 찾는 사람이 많다"며 "집착과 희망을 내려놓지 않으면 진정한 단맛은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스스로 그만둘 기회가 수백 번이나 있었지만 다시 매운 고추를 입에 넣는 사람은 매운 눈물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는 말이다. 저자는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뒤 홀연히 태국으로 떠나 승려가 된 아잔 브라흐마이다. 남방불교의 대스승 아잔 차를 사사한 그는 특유의 유머와 통찰력 넘치는 법문을 책에 담았다. 힌두교와 불교에서 완전한 숫자로 여기는 108에 주목해 108가지 일화로 구성했다. 난해하고 어려운 가르침 대신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꾸며 나이에 구애 받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번역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번역했던 시인 류시화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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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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