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영리병원 의료비 비싸고 중복진료 심각"

국내에서 영리법인 병원 허용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센 가운데, 영리병원이 비영리병원에 비해 의료비가 높고 중복진료 현상도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초청으로 11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국민건강보험회관에서 '미국 영리병원의 문제점과 한국에 주는 교훈'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가진 미국 하버드의대 데이비드 힘멜스타인 교수는 미국에서의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 간의 의료비를비교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힘멜스타인 교수는 20여년간 미국 영리병원의 의료의 질과 효율성 등을 집중 연구한 전문가이다. 그는 강연에서 미국에서 영리병원의 의료비가 비영리병원에 비해 19% 더 높으며,이는 영리병원이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수익성이 높은 특정진료영역에 집중하면서이른 바 '돈이 되는' 심장병과 정형외과에 진출한 결과, 이 분야의 중복진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리병원이 주로 부유층을 상대로 불필요한 고급기술을 사용하면서 높은 의료비를 유발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영리병원은 속성상 수익성이 낮은 진료는 기피하는 등 전반적인 의료의 질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영리병원이 도입될 경우 진료과목간 의사인력 수급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수년간에 걸쳐 미국내 2만6천399개 병원, 3천64만2천5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영리병원의 사망률이 비영리병원에 비해 2%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또 행정관리비의 경우 영리병원은 34%, 비영리병원은 24.5%, 공공병원은 22.9%등으로 나타났다며 병원관리운영면에서도 영리병원이 훨씬 비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영리병원은 비영리병원의 기능을보완하는 역할로 한정돼 있다며 한국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장기간에걸친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쳐 영리병원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현명한 접근이라고충고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보다 공공의료기반이 취약한데다, 자선병원과 지역사회 병원등 비영리병원들의 뿌리가 깊지 못한 상황에서 영리병원을 허용할 경우 늘어나는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