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FRB,금리인상 시사/그린스펀의장“주가상승 인플레심화 우려”

◎발언후 다우지수 100P폭락·달러화 급등【뉴욕=김인영 특파원】 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리(FRB)의장이 26일 『현재의 주가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 심화로 미 경제의 호황은 막을 내릴 것』이라며 강한 톤으로 인플레이션을 경고,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린스펀의 발언 이후 미 다우지수는 장중 1백포인트 이상 폭락해 7천포인트 아래로 내려앉았으며, 하향세를 보여왔던 달러화 역시 순식간에 달러당 0.5엔 이상 급등하는 등 뉴욕 자금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그린스펀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주가의 급상승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미 경제의 확장기는 막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를 사전에 차단키 위해 FRB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린스펀의 이날 발언은 미 경제에 대한 최근까지의 견해와는 판이하다. 그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연이은 수직상승 곡선을 그릴때에도 『추상적 용어』로만 우려를 나타냈다. 「립서비스」를 통해서도 주식시장의 조정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상황은 그러나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주가는 상승세를 거듭, 7천포인트를 넘어섰다. 일본 등 외국투자자들까지 마구잡이식으로 미 주식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식시장이 버블상태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그린스펀으로서는 현재 소비자 물가가 안정상태에 있지만, 주가 상승세가 더이상 지속될 경우 자산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왜곡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판단에 이른 셈이다. 금융전문가들은 그러나 FRB의 금리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가뜩이나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시점에서 금리를 섣불리 인상할 경우 미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FRB의 금리인상 시점은 내달 25일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아닌, 4월에서 6월사이에 이루어질 것이라는게 지배적 견해다. 그린스펀의 발언후 한때 1백23포인트나 수직낙하했던 주가가 단숨에 70포인트 가까이 회복, 전날보다 55.03포인트 떨어진 6천9백83.18에 마감된 것도 이때문이다. 달러화 역시 조정끝에 전날보다 달러당 0.6엔이 오른 1백22.15엔에 폐장, 폭등에는 이르지 않았다. 한편 FRB는 이날 밝힌 97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물가인상률을 각각 2­2.5%와 2.75­3%로 예상, 미 경제의 안정성장국면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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