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상품기획자의 행복지수

금융상품 기획담당자의 최근 행복지수는 다른 업종 종사자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저금리 기조 유지와 같은 우호적인 금융환경으로 인한 양호한 수익률과 다양한 대안상품의 개발, 금융상품의 질적 개선이 행복지수를 올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맡은 일을 열정적으로 수행해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할 수 있는데 최근 2~3년간의 금융환경과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한 지적수준 향상은 금융상품 기획자의 일상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안시불망위(安時不忘危ㆍ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잊지 않고), 급지상사완(急地尙思緩ㆍ급할수록 천천히 생각하라)’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처럼 항상 호시절만 유지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므로 추세반전에 대한 경계감을 늦출 수는 없다. 특히 요즘같이 일본ㆍ유럽ㆍ미국 등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 축소 움직임에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때 시장 분석과 전망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행복지수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주식시장의 현주소는 지난 70년대 일본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은 60년대 연평균 10.4%라는 최고의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70~80년대에는 연평균 4~5%의 안정적 성장을 이루면서 내실을 키웠다. 그런데 일본의 경제성장률 추이와 주가추이를 살펴보면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는 시기는 고속 성장기보다 내실을 채워가는 안정 성장기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장기투자가에게는 시장이 여러 위험에 노출되는 고속 성장기보다 안정적 성장기 초입국면이라고 할 수 있는 현 시점이 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글로벌 유동성의 축소 우려감으로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주식ㆍ채권 값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90년대 미국경제에서 나타난 골디락스(Goldilocks:뜨겁기도 차갑지도 않은 적정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급지상사완(急地尙思緩)’의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돈은 맑고 청정한 기운이 있어야 모인다’는 법정스님의 말씀을 몇 년 전에 접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소위 몰빵투자ㆍ단기투자가 아닌 분산투자ㆍ장기투자만이 맑고 청정한 기운을 유지하면서 재테크에 성공하는 길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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