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 사재기 백태

달러 사재기 백태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해외여행객들과 중소기업등 실수요자는 물론 '아줌마부대'까지 달러사재기에 나서, 일부은행 영업점에서 '달러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달러 수요자들은 남대문 일대의 암달러상이나 사설 환전소로 몰려들고 있다. 무분별한 사재기를 막기 위해 '실수요증명서'를 요구했던 지난 97년말 환란 당시에 비해서는 그래도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달러가수요 및 투기거래가 갈수록 늘어나 불안심리도 함께 확대되는 추세다. ◇'아줌마부대'도 달러사재기 가세= 서울 강남의 한 사설 환전소인 K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통상 하루 거래규모가 5만달러 안팎에 그쳤으나 환율이 급등한 이번주들어 15만달러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고객들의 경우 주식에 투자했던 돈까지 빼와 달러를 사가고 있다"며 "이로인해 우리도 달러가 모자라 은행지점에 달려갔으나 달러가 부족해 원하는 수요만큼 달러를 확보하지 못하는 기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청 근처에 있는 한 사설 환전소 관계자도 "거액의 원화를 들고 와 달러를 사가려는 사람들이 최근 평소보다 3~4배이상 크게 늘었다"며 "이로 인해 마진(환전수수료)도 과거보다 2배이상 높여 받고 있지만 수요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달러사재기 양상이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화 정기예금 '상한가'=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기업과 개인들의 외화예금 가입이 늘면서 하루에 1,000만달러 이상씩 예금고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각 은행에는 최근 기업들은 물론 일반 개인들까지 외화예금 가입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외화예금이 불과 이틀여만에 2억5,000만달러 이상 급증했고, 한빛ㆍ조흥등 여타 대형은행들도 적게는 5,000만달러에서 최고 1억달러 안팎까지 증가했다. 신한은행 영업부 관계자는 "최근 원화를 갖고 와서 달러로 바꾼 뒤 외화예금에 바로 가입하는 개인들도 크게 늘었다"며 "이들은 대부분 해외유학 자녀를 둔 부모들로 앞으로 송금할 학비를 미리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일부지만 환리스크 헤지 및 투기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같은 달러사재기 현상이 환율급등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진우기자 입력시간 2000/11/24 17:3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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