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현장경기 진단]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

출혈경쟁 운송사들 "손 놓아야할 판"<br>물동량 6개월새 반토막에 운임도 40~45% 내려<br>차주도 직격탄…화물연대 다시 집단행동 가능성


[현장경기 진단]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 출혈경쟁 운송사들 "손 놓아야할 판"물동량 6개월새 반토막에 운임도 40~45% 내려차주도 직격탄…화물연대 다시 집단행동 가능성 성행경 기자 saint@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8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이곳은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을 철도수송으로 전환하거나 화물을 잠시 보관하는 터미널 역할을 하는 곳이다.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대형 트럭들이 연이어 컨테이너를 싣고 들어오거나 나간다. 화물 적치장에는 3~4단 높이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어 겉으로만 보면 지난달의 ‘수출쇼크’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물동량 절반으로 줄어=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담당자의 말은 달랐다. 이곳을 운영하는 ㈜경인ICD 김영재 영업부장은 “수출이 급감하면서 이곳에 들어왔다 나가는 물량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의왕ICD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월평균 반출입 실적이 1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1월 13만5,000TEU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 12만5,000TEU로 떨어지더니 지난달에는 9만7,000TEU로 아예 10만TEU 아래로 내려갔다. 반출입량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7월 18만3,000TEU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김 부장은 “과거에는 운송사들이 서로 가격경쟁을 해도 나눠먹을 파이가 있었는데 지금은 줄어든 파이를 놓고 출혈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라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화물차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송사ㆍ화물차주 직격탄 맞아=수출입 물량이 급감하면서 의왕ICD에 입주해 있는 15개 운송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량도 감소했지만 화주들이 운송료를 인하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 2터미널에 입주해 있는 한 운송업체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의 운송실적이 지난해 11월까지의 평균에 비해 수출물량은 50%, 수입물량은 35%가량 감소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화주마다 50%가량 물량이 줄어든 상태”라며 “지난달 매출이 목표치의 60% 수준에 불과했지만 그나마 다른 회사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목표 매출의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한 업체가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물량 감소와 함께 유가가 내리면서 화주들이 올 들어 운송료를 잇따라 인하한 것도 운송사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화주들은 지난해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를 계기로 도입된 유가연동제를 적용, 지난달 중순 운송료를 10%가량 내렸다. 물량을 서로 확보하기 위해 운송사들이 출혈경쟁을 하는 것도 운송료 인하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 운송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메이저급 화주의 경우 기준운임에서 20%가량 깎아줬는데 요즘은 할인율이 40%에서 45%까지 커졌다”면서 “전체적으로 운송료가 지난해 고점 대비 30%가량 내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임이 여기서 더 내려가면 운송사들도 손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량이 급감하고 운송료마저 내리면서 매출이 줄자 운송사들은 인력을 감축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대한통운과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달 3~4명의 현장직원을 내보냈다. ◇화물연대 다시 집단 행동 가능성=물동량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화물차주들도 마찬가지다. 실어나를 컨테이너가 없자 운행을 쉬는 차량이 급증하고 있다. 운행횟수가 1주일에 평균 3~4회에서 1~2회로 줄었다. 운행횟수가 줄면서 당연히 수입도 급감했다. 수도권을 오가는 단거리 차량의 경우 지난해 월평균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현재는 5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 유류비와 고속도로 사용료 등을 제하고 나면 월 200만원의 수입도 올리기 빠듯하다. 게다가 운송사들이 운송료를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차량 구입 할부금과 이자 등을 제대로 내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화물차주 김모(45)씨는 “그동안 운임을 현금과 2개월짜리 어음으로 절반씩 나눠 받았는데 지난해 12월부터는 100% 4개월짜리 어음으로만 받고 있다”면서 “신용불량자가 되면서 통장도 개설하지 못해 전자어음보다 할인수수료가 많이 떼이는 실물어음만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량 감소와 운송료 인하로 수입이 급감하면서 화물차주들의 생계가 어려워지자 화물연대가 다시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은 “화주들이 물량 감소와 유가 하락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운송료를 내리고 운송계약을 해지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어렵고 수출이 힘든 상황을 잘 알지만 화물차주들에게만 고통을 강요할 경우 물리적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이달 중순께 중앙집행위원회와 다음달 초 정기대의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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