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임대아파트가 주택공사의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하고 있다.
주택공사가 연간 10만여 가구를 관리하는 데 1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데다 건설 할당량은 더욱 늘어나고 있기 때문. 더구나 충분한 재정지원, 인력보충, 택지확보 등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건설교통부가 일방적으로 건설물량만 할당한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공사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현재 주공이 관리하는 국민 임대아파트는 25만~30만 가구로 국민임대아파트 관리에 따른 손실액은 무려 250억~300억원 정도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적자보전을 위해 일부지역은 임대료를 최고 제한선인 5%까지 인상하고 있으나 적자폭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것.
더구나 국회 건교위의 의원들까지 임대료 인상에 대한 민원을 제기, 인상을 단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공 관계자는 이사회의에서 “임대료가 민간임대에 비해 훨씬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주민은 물론, 해당지역 국회의원, 건교위 의원들까지 청원하고 있어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 없이 물량만 할당, 불만= 제한된 인원, 택지확보, 재정지원 등이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매년 국민임대 배정물량만 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K 이사는 이사회의에서 “건교부가 일방적으로 주택공사에 7,000가구를 추가 배정했다”고 지적한 것. 또 현재 주공 인력은 4만~4만5,000가구를 건립할 수 있는 인원이지만 실제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건설물량은 6만5,000가구. 토지공사와 통합 논의로 인해 인력충원을 못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리라는 것이다.
주공은 재정지원 확대도 요구하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건립규모가 늘면서 출자금 30%는 실제 18%선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결국 국민임대 평형을 늘리되 큰 평형은 보증금을 더 늘려 부족분을 보전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행 3%인 국민주택기금지원 금리도 1~2%로 낮추고 상환조건도 `10년 거치, 20년 상환`에서 `30년 거치, 20년 상환`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공분양은 매출 상승, 임대아파트는 하락=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에 따르면 공공분양 아파트는 분양가 인상 등의 요인으로 인해 매출액이 16.6% 늘었다. 반면 국민임대아파트는 매출이 20% 줄었다. 이로 인해 임대아파트의 손실폭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2007년부터는 임대기간이 30년으로 늘게 되면 관리대상 아파트도 증가, 결국 손실비용은 더 커진다는 것.
한편 결산안에 따르면 공공임대 아파트의 분양전환 과정에서 추정가격과 실제분양가격의 오차로 인해 934억원의 우발손실이 발생했고 잡손실도 2001년 233억원이던 것이 2002년에는 798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