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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8월 14일] '우물안 개구리' 통신산업

[동십자각/8월 14일] '우물안 개구리' 통신산업 이규진/정보산업부 수많은 업종들이 있지만 통신산업만큼 외풍을 안타는 업종도 드물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고 환율이 급등락하자 산업계에서는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이와는 달리 유독 통신업계만 무풍지대였다. 오히려 살기 힘들어지고 사회가 혼란해질수록 통신 수요가 늘어나 재미가 쏠쏠하다는 얘기마저 들렸다. 사실 수출하고는 담을 쌓고 있는 통신업계이다 보니 외부 변수가 남의 일일 수밖에 없다. 이동전화ㆍ초고속인터넷ㆍ집전화 모두 전형적인 내수산업이다. 그저 국내 시장에서 '너 죽고 나 살기'식 육박전을 벌이면 그뿐이다. 물론 삼성전자ㆍLG전자의 휴대폰을 비롯, IT기업 제품들이 수출전선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통신서비스 분야로 눈을 돌리면 그야말로 한국 통신업은 '우물안 개구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최근 남중수 KT 사장은 "IPTV를 우리의 IT 인프라와 역량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곧 세계 최고의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한국의 IPTV는 영국ㆍ프랑스 등 경쟁국에 비해 4~5년이나 늦었다. 이제 겨우 오는 10월께 IPTV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하니 정말 한심할 따름이다. 이동통신 서비스 역시 글로벌 성적표는 낙제점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쇼'를 앞세워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었던 KTF가 "해외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는 소리는 거의 들어보질 못했다. 3위 업체인 LG텔레콤은 그저 국내 틈새시장에 안주하고 있다는 핀잔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미국ㆍ중국ㆍ베트남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 이렇게 국내 통신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맥을 못 추거나 명함도 못 내밀고 있는 반면 영국의 보다폰,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등은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전세계를 자기 앞마당으로 만들고 있다. 중국 역시 차이나텔레콤 등이 거대 시장을 앞세워 하루가 다르게 매머드 통신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통신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정부규제 때문에 손발이 묶이고 지정학적ㆍ문화적 한계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 반도체와 휴대폰은 해냈다. 정부의 통신업 보호정책에 안주해 그저 '골목대장'인 것에 만족해온 안이한 태도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국내 통신기업들의 지나온 궤적을 따라가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들고도 남는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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